‘쥴리 벽화’ 與서도 우려...이재명 “금도 넘은 표현” 이낙연 “민망하다”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7월 29일 보수 성향 단체 회원과 유튜버들이 벽화를 차로 막아놓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있는 한 건물 외벽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의 사생활 의혹을 비방하는 벽화에 대해 여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선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를 통해 “남의 사생활이나 은밀한 부분을 엿보고 싶은 관음증은 어쩌면 본능”이라면서도 “아무리 대선 후보지만 가정생활과 관련된 사생활은 자꾸 거론하는 건 옳지 않다. 벽화 사건은 물론 일반 시민이 한 행위지만 좀 지나친 행위인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내밀한 사생활에 관한 부분, 특히 가족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후보 간 신사협정을 준수하는 게 좋다”며 “부동산 투기 등 범죄 행위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사생활에 관련된 문제는 정파 간 이해를 달리해도 자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에서 법적 대응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대선에 나오는 후보자로서는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게 옳지 않다”며 “대중의 관심에 대해 그러지 말라고 타이르고 꾸짖을 수는 있지만 곧바로 사법적인 방법을 행사해 보복하겠다는 건 도량이 넓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의 남영희 대변인은 역시 논평을 통해 “쥴리 벽화는 금도를 넘은 표현”이라며 “윤 전 총장 아내라는 이유로 결혼 전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비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혼 전 사생활 조롱보다는 코바나컨텐츠 후원금 모금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 정말 중요한 ‘윤석열 검사’의 아내 김씨에 대한 검증의 칼날을 날카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쥴리 벽화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시중에 떠도는 내용을 공개 장소에 게시해 일방적으로 특정인을 조롱하고, 논란의 대상이 되게 하는 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이는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윤 전 총장의 가정사는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되어야 할 일이지만 정치와 무관한 묻지마식 인신공격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MBN에 출연해 해당 벽화에 관한 질문을 받자 “조금 민망하고 말씀드리기 거북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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