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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계 속 한류

기업들에게도 ‘방탄’... BTS 내세우니 적자서 흑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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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세트 출시한 맥도널드 매출 40% 늘고

상폐 위기 경남제약, 광고모델 쓴 뒤 기사회생

글로벌 외식 업체 맥도널드는 2분기 전 세계 매장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5% 급증했다고 28일(현지 시각) 밝혔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2분기와 비교해도 6.9% 증가한 실적이다. 맥도널드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은 방탄소년단(BTS)과 손잡고 지난달 50여 국에서 출시한 ‘BTS 세트’의 인기 덕분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맥도널드 측은 “BTS 덕분에 매장 방문객과 세트 메뉴에 포함된 치킨 맥너깃 판매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BTS의 인기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기업의 실적까지 들썩이게 하는 ‘방탄 효과’를 내고 있다. BTS가 입고, 먹고, 쓰는 모든 상품을 전 세계 팬들이 소비하면서 관련 제품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BTS의 글로벌 팬덤 덕분에 내수 기업의 상품이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BTS를 직접 광고 모델로 쓰지 않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제품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에게 노출되기도 한다.

현재 BTS를 광고 모델로 쓰는 업체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루이비통·롯데면세점·코웨이·휠라코리아 등이다. 광고 업계에 알려진 모델료는 30억~50억원이지만, 대부분 광고주는 “돈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다. 2018년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던 경남제약은 2019년 10월 가루 비타민 ‘레모나’ 광고에 BTS를 기용한 효과로 작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레모나 매출은 두 달 만에 5배 뛰었고, 중국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과 미국 아마존에서 품절 대란을 빚었다.

홍보·광고 예산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도 BTS를 통해 자사 제품이나 브랜드를 알리는 경우가 있다. 비싼 모델료 때문에 BTS를 전면에 내세울 순 없지만, 이들의 캐릭터를 이용한 협업 제품을 내놓는 방식이다. PC 주변 기기를 제조·판매하는 중소기업 로이체는 올해 1월 말 BTS 캐릭터 ‘타이니탄’을 디자인에 접목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수직 상승했다. 로이체 관계자는 “출시 이후 국내 매출 22억원, 수출 220만달러(약 25억원)를 기록, 회사 실적이 작년보다 4배 이상 뛰었다”고 했다. BTS 캐릭터 이용료가 만만치 않지만, 이 업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의 ‘한류 연계 협업 콘텐츠 기획 개발 지원 사업’에 응모해 지원금을 받았다.

광고 모델이나 협업이 아니라 BTS 멤버들이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으로 알려진 제품들도 ‘벼락 인기’를 얻고 있는데, 국내 중소기업 제품이 대부분이다. BTS 멤버 정국이 지난 3월 라이브 방송에서 중소기업 티젠이 만드는 발효 음료 ‘콤부차’를 즐겨 마신다고 하자, 주문이 폭주해 한 달 물량이 사흘 만에 동났다.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도 정국이 읽었다고 알려지자 석 달 만에 일본에서 역대 한국 출판물 사상 최고인 15만부가 팔렸고, 영어로도 번역됐다.

[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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