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종로구 관철동 종로12길의 한 건물 옆면에는 김씨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대형 벽화가 등장했다. 그러자 친문 성향 네티즌들이 “명화다” “성지순례 가자” 등 환호를 보냈다.
29일에는 ‘가수 백자'라는 인물이 ‘나이스 쥴리’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렸다. ‘자발적 관람료’라며 은행 계좌번호도 함께 올렸다. 노래는 조롱 일색이다. “나이스 쥴리, 르네상스 여신 / 볼케이노 불꽃, 유후 줄리 / 서초동 나리들께 거저 줄 리 없네”라는 노랫말이 담겼다.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7월 29일 보수 성향 단체 회원과 유튜버들이 벽화를 차로 막아놓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오종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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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에서 “저 짓을 하는 이들, 그 짓에 환호하는 이들의 인성에 기입된 정치적 폭력성이 나를 두렵게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다들 미쳤어. 저질들. 아무리 정치에 환장을 해도 그렇지”라며 “그 자체도 무섭고 섬뜩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그 바탕에 깔린 여성 혐오가 혐오스럽다. 그 지지자들의 광적인 행태는 민주당이 이미 역사적 반동의 세력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야권에서는 더욱 강도높은 비판이 나왔다.
앞서 이날 국민의힘 대선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벽화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라며 “더러운 폭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종로 어느 거리에, 윤석열 후보의 가족들을 비방하는 벽화가 걸렸다는 뉴스를 접했다. 정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것은 저질 비방이자 정치폭력이며, 표현의 자유를 내세운 인격 살인이기 때문”이라며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이와 같은 인신공격을 일삼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치의 품격을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 본인과 주변인들에 대한 검증은 꼭 필요하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그 선을 넘는다면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막아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일을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 또한 “‘친문' 지지자들이 벌이는 막가파식 인격살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정치가 아무리 비정하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라며 “‘영부인 자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면 대체 무엇이 문제라는 건지 정확하게 사건을 규정하고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하기 바란다. ‘과거 있는 여자는 영부인 하면 안 된다’ 이런 몰상식한 주장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하고 싶은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만 열면 여성인권 운운하는 분들이 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자칭 페미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벽화는 서울 종로구 한 건물 외벽에 가로 약 15m 세로 2.5m 규모로 그려진 총 6점의 그림이다. 해당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등 문구가 적혀있다. ‘쥴리’는 일부 친문 성향 유튜버들이 김씨 관련 의혹을 거론하며 퍼뜨린 김씨의 멸칭이다.
일부 친문 지지자들은 열린공감TV·경기신문 공동취재진의 양모 전 차장검사 모친 A씨 인터뷰를 공유하며 “꽃뱀이다” “지저분하게 살았다” 등 인신공격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서울 서초경찰서에 열린공감TV 정천수 대표이사와 강 기자, 보조진행자, 카메라 감독 4명을 주거침입·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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