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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침묵 깬 황의조 해트트릭, 6골 대폭발···한국축구, 올림픽 3연속 8강행 [Tokyo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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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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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대한민국 vs 온두라스 경기에서 6대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 대표팀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21.07.28 요코하마=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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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렸던 골이 마침내 터졌다. 몸놀림은 가벼웠고, 온두라스 선수들은 막기에 급급했다. 첫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받았던 수많은 비난을 황의조(29·보르도)가 멀티골 활약으로 순식간에 잠재우며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황의조는 28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3차전 온두라스와 경기에서 후반 12분 교체될때까지 57분만 뛰며 페널티킥 2골과 필드골 하나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한국은 황의조의 해트트릭에 원두재, 김진야의 추가골까지 묶어 한 명이 퇴장당한 온두라스에 6-0 대승을 거두고 조 1위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울러 5년 전 리우 올림픽 8강에서 온두라스에 당한 쓰라린 0-1 패배도 화끈하게 설욕했다.

조별리그 1~2차전에서 무득점에 그친 황의조는 이날 역시 최전방 원톱으로 나서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11분 이동준(울산)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다 상대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황의조는 이를 침착하게 차 넣어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전반 19분 다시 한 번 상대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원두재(울산)가 넣어 2-0으로 앞섰고, 전반 39분 이동준의 볼 차단 후 역습을 온두라스 수비수 카를로스 메렌데스가 거친 태클로 저지하려다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점했다.

상대 수비수의 퇴장으로 부담이 덜해진 황의조는 전반 추가시간 상대 골키퍼 펀칭으로 흐른 볼이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자 침착하게 차 넣어 멀티골을 달성했고, 후반 6분 김진야(서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다시 키커로 나서 성공시켜 해트트릭을 완성한 뒤 후반 12분 교체됐다. 한국은 후반 19분 김진야, 후반 37분 이강인(발렌시아)의 추가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황의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아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다. 일본 J리그에서 검증된 그에게 ‘역시’라는 말보다 ‘왜’라는 의문이 쏟아졌다. 당시 유럽리그에서 뛰던 석현준(트루아)이 아닌 황의조를 왜 뽑았느냐는 이유에서였다. 일각에서는 김 감독이 성남 FC 감독 시절 황의조를 지도한 경력이 있어 ‘인맥 축구’ 논란을 제기했다. 그런 논란을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오르고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며 단숨에 잠재웠다.

3년의 시간이 흘러 올림픽대표팀을 이끄는 김 감독은 다시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뽑았다. 3년의 시간 동안 황의조는 J리그를 떠나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프랑스 리그1의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고, A대표팀 부동의 원톱 공격수가 됐다. 이번에는 당연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 평가는 올림픽 조별리그 첫 두 경기서 무득점에 그치자 다시 ‘비난’으로 뒤집혔다. 뉴질랜드전도, 루마니아전도 최선을 다해 뛴 것에 비해 평가가 너무 잔인했다.

황의조는 웃었다. 마음 속으로는 자존심이 상했을 터였음에도 “골 넣는 것보다 팀이 이기는게 중요하다”고 의젓하게 넘겼다. 차곡차곡 쌓인 황의조의 울분은 이날 온두라스를 상대로 화끈하게 터졌다.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올림픽 3연속 8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31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A조 2위와 4강행 티켓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상대가 누구든, 황의조는 김학범호의 목표인 올림픽 축구 역대 최고 성적을 위해 100% 준비가 돼 있다.

<요코하마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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