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청해부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 文대통령, 8일만에 페북으로 사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 장병들이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한 데 대해 “부대원들이 건강하게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걱정하실 가족들에게도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청해부대의 자부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장병들도 힘을 내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청해부대는 대양을 무대로 우리 군의 위상을 드높였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왔다. 가장 명예로운 부대이며, 국민의 자부심이 됐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청해부대 집단감염과 관련해 사과 메시지를 낸 것은 지난 15일 최초 확진자 발생 후 8일 만이다.

야당에선 그동안 국가가 해외 파병을 보내놓고 백신을 공급하지 않아 벌어진 ‘부대원 90% 감염, 전원 회군’ 사태에 대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김부겸 총리와 서욱 국방부 장관이 대신 사과하고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군 당국을 질책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유체 이탈'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날 고개를 숙인 것은 청해부대원 육성을 통해 참혹했던 문무대왕함 집단감염 상황이 알려지면서 부담을 느꼈기 때문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청해부대원 A씨는 전날 본지 인터뷰에서 “코로나가 퍼진 문무대왕함은 지옥 같았다” “해열제만 먹고 피가래를 토하며 버텼다” “나라가 우릴 버렸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했지만 군 당국은 상황을 축소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씨에 따르면 군은 ‘당시 함 내 상황을 외부로 발설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논란이 되자 군 관계자는 “원래 현역 군인들의 언론 접촉은 원칙적으로 통제돼 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공개한 합참 문건을 보면 “문 대통령이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공중급유수송기를 급파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던 청와대의 홍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작성된 ‘코로나 관련 대비 지침 및 우발 계획’에는 “임무가 제한될 때는 청해부대를 전세기, 군 수송기, 공중급유기 등을 이용해 다음 부대와 교체한다”고 돼 있었다.

[원선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