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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 (화)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단독]"재난지원금 못 받았다고 서울시 지원금도 안 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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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오세중 기자, 세종=최우영 기자, 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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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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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이자까야(일본식 선술집)를 운영 중인 A사장(39)은 요즘 속이 터진다. 2019년 '노노재팬(일본산 불매) 운동'의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지난해 매출이 조금 늘었다는 이유로 나라에서 주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억울한데, 서울시에서 주는 지원금도 못 받게 되면서다. 재난지원금 대상이 아니면 서울시 지원금도 못 받는다는 규정 때문이다.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를 받지 못하는 서울 소상공인들이 서울시 자체 지원금도 받지 못하게 됐다.

22일 소상공인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서울경제 활력자금' 지원 대상을 "집합금지 및 영업제한 업종으로 '버팀목자금 플러스'(4차 재난지원금)를 수령한 소상공인"으로 한정했다. 국가의 재난지원금을 받은 자영업자들에게만 서울시 지원금을 준다는 얘기다.

집합금지 및 집합제한 업종을 대상으로 한 '서울경제 활력자금' 신청은 지난 4월 7일 시작돼 8월말 마감된다. 집합금지 대상 가운데 노래방·실내체육시설 등 집합금지가 연장된 업체에는 150만원을, 학원·겨울스포츠시설 등 집합금지 완화 업체는 120만원을, 식당·카페·PC방 등 집합제한이 걸린 업체에는 60만원을 지원한다.

문제는 특수한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자영업자들이 서울시의 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2019년 '노노재팬 운동'으로 매출이 급감한 뒤 지난해 소폭 회복한 이자까야 등 일본 관련 사업을 하는 업주들이 대표적이다.

서울 중구에서 이자까야를 운영하는 30대 B씨는 "노노재팬 때문에 매출이 반토막 이상 났다가 작년에 약간 늘어난 정도인데 단순 매출 비교로 버팀목자금 플러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정부에선 특수상황에 대해 이의신청을 받아준다고 했는데, 이의신청 후 지급 통보를 받았다는 경우를 주위에서 못 본 것 같다"고 토로했다.

2019년에 개업한 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경우 영업 첫해인 2019년보다 이듬해인 작년 연매출이 늘어나게 마련인데, 이 경우에도 대부분 재난지원금과 서울시 지원금 모두 받지 못한다.

서울 광진구에서 일반 음식점을 운영하는 30대 C씨는 "버팀목자금 플러스 지원 대상에서 부당하게 제외돼 계속 항의하고 있는데 이번엔 서울시의 60만원 지원금까지 못 받게 됐다"며 "지원 선정 기준 논란도 해결하지 않고, 다른 지원까지 못 받게 하니 폐업해야 하나 고민하는 업주들이 꽤 많다"고 했다.

한편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소상공인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미 감면된 전기요금까지 환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국전력은 지난 20일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소상공인들에게 앞서 감면한 전기요금을 다음달 전기요금 정산 또는 당월 요금 정정으로 회수하겠다고 통보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소상공인까지 포함된 데이터를 한국전력에 넘기면서 당초 전기요금 감면 대상이 아닌 소상공인들이 감면을 받았다는 얘기다.

중기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재난지원금은 전체 소상공인이 대상이 아닌 선별지급이란 취지로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짜서 넘긴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4차 재난지원금에 해당하는 버팀목자금 플러스 제외 대상 업체들은 국세청 소득자료에서 자신들의 매출 감소분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외대상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기부에서 접수된 이의신청서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이유로 매출 감소분을 증명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추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세종=최우영 기자 young@mt.co.kr,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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