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이 도쿄올림픽 출사표를 전했다. [IS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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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치료를 마친 뒤 가장 몸 상태가 좋다."
차우찬(33·LG)이 자신을 향한 의구심에 내놓은 답변이다. 동료들보다 조금 먼저 전반기를 마쳤고, 그사이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서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각오를 드러냈다.
차우찬은 지난달 16일 발표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명단(24명)에 이름을 올렸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이 선택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차우찬은 지난해 7월 왼 어깨 극상근 파열 부상을 당한 뒤 올해 5월까지 재활 치료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6월 6일 KIA전에서 복귀,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다음 등판이었던 12일 두산전에서도 5이닝 이상 소화했다. 그러나 두 차례 등판만으로 몸 상태 검증이 끝났다고 보기 어려웠다.
김경문 감독은 양현종과 김광현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며 생긴 왼손 투수 전력 저하를 대비했다. 실제로 최종명단 발표 당시 왼손 투수는 신인 이의리와 차우찬뿐이었다. 경험이 많은 투수가 필요했고, 부상 재발이라는 불안 요소를 감수했다.
실제로 이상 징후가 있었다. 차우찬은 6월 26일 삼성전에서 5이닝 7실점 하며 부진했고, 7월 5일 한화전에서는 1⅓이닝 5실점 하며 무너졌다. 이튿날(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휴식을 받기도 했다. 차우찬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차우찬은 도쿄로 간다.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이 처음 소집된 17일부터 거듭 "차우찬의 몸 상태는 문제가 없다"라고 했다. 21일 열린 네 번째 훈련을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 인터뷰에서도 "몸이 정말 안 좋았다면, 내게 얘기를 할 선수"라며 믿음을 보냈다.
차우찬도 자신감을 보였다. 21일 공식 인터뷰에 나선 그는 "전반기를 마치고 충분히 긴 시간을 얻었고, 그사이 컨디션 관리를 잘해냈다. 공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 가장 좋은 몸 상태다"라고 전했다.
차우찬은 국제대회 잔뼈가 굵은 선수다. 그러나 그도 올림픽은 첫 출전이다. 야구가 올림픽에서 13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프로 데뷔 3년 차였고, 부상 탓에 재활 중이었다. 방송 중계를 통해 응원하던 무대를 이제 자신이 나선다.
차우찬은 "올림픽 무대를 향한 꿈은 있었지만, (부상 이력 탓에) 정말 발탁돼 놀랐다"며 웃어 보인 뒤 "운동선수들에게는 가장 큰 무대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올림픽이다. 오승환 선배에 이어 투수진 두 번째 고참이기 때문에 부담과 책임감 모두 크다"라고 했다.
차우찬은 선발과 불펜 투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2014시즌에는 리그 홀드 부분 4위(21개)에 오르기도 했다. 아직 보직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일언 코치는 이미 차우찬에게 불펜 투수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귀띔했다. 차우찬은 "선호하는 포지션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불펜 투수로 나설 수 있기 때문에 맞춰서 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국 야구는 위기다. NC·한화·키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선수들이 나왔고, 이들이 방역당국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허위·누락 진술을 하며 사회적 질타를 받고 있다. 대표팀도 첫 소집부터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훈련했다.
차우찬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와는 분위기기 다른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변명으로 삼을 생각은 없다. 그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라며 선전 각오를 재차 전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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