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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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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려상 28년 만에 여성 감독이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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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회 칸국제영화제서 뒤쿠르노의 ‘티탄’ 수상

찬사·악평 동시에 받은 문제작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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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제7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티탄>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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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회 칸국제영화제가 17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쥘리아 뒤쿠르노(37)의 <티탄>이 여성 감독의 작품으로는 28년 만에 두 번째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프랑스 출신의 뒤쿠르노 감독은 이날 프랑스 칸에서 열린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세상에는 쉽게 분류될 수 없는 아름다움과 감정이 있다”며 “우리의 영화 체험과 삶에 더욱 많은 다양성을 가져온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 괴물이 들어오도록 허락해준 데 대해서도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배우 샤론 스톤과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인 감독 스파이크 리가 시상했다.

뒤쿠르노의 두 번째 장편 <티탄>은 영화제 내내 찬사와 악평을 동시에 받은 문제작이었다. 자동차와의 성애, 연쇄살인, 스테로이드 중독 등 종잡을 수 없는 소재를 엮어낸 도발적인 작품이다. 뉴욕 매거진의 네이트 존스는 “돌아오는 길에 치아가 아드레날린으로 떨렸다”고 한 반면,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어리석고 무의미하다”고 했다. 뒤쿠르노의 첫 작품 <로(Raw)>(2016)는 칸 비평가주간에서 상영됐는데, 이 역시 식인이라는 극단적인 소재를 활용했다.

<티탄>은 1993년 제인 캠피언의 <피아노> 이후 여성 감독 영화로는 두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피아노>가 첸카이거의 <패왕별희>와 공동으로 수상했기에, 여성 감독 단독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사위원대상은 이란의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영웅>, 핀란드의 유호 쿠오스마넨의 <컴파트먼트 넘버6>가 공동수상했다. 감독상은 자신의 첫 영어 영화이자 뮤지컬 영화인 <아네트>를 연출한 레오스 카락스, 각본상은 <드라이브 마이 카>의 류스케 하마구치와 오에 다카마사가 받았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이 원작이다.

여우주연상은 <세상 최악의 인간>의 노르웨이 배우 레나트 라인스베, 남우주연상은 <니트람>의 미국 배우 케일럽 랜드리 존스가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이스라엘 감독 나다브 라피드의 <아헤드의 무릎>과 태국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메모리아>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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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깜짝 초청으로 개막 선언
송강호 심사·이병헌 시상 참여

올해 한국영화는 24편의 경쟁 부문에 포함되지 않았다.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올해 신설된 칸 프리미어 부문,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이 비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2년 전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개막식에 깜짝 초청돼 “영화제는 멈췄지만 영화는 멈춘 적이 없다”며 개막을 선언했다. 배우 송강호는 한국영화인으로는 다섯 번째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돼 황금종려상의 주인을 가렸다. <비상선언>에 출연하기도 한 배우 이병헌은 폐막식에 나와 여우주연상을 시상했다. 윤대원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작품인 <매미>는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서 2등상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지난해 칸영화제는 일부 초청작만 발표했을 뿐 사실상 열리지 못했다. 올해 역시 평소의 5월이 아닌 7월에 열렸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았으나, 큰 사고 없이 무난하게 치러졌다는 평을 받았다. 유럽의약품청이 인정한 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코로나19 항체증명서를 소지하지 않은 이들은 영화제 현장에 마련된 검역소에서 48시간에 한 번씩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극장 안에서는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지만, 쓰지 않은 이들도 많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칸영화제는 내년 행사를 예년처럼 5월에 열 것이라고 알렸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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