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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연재] 매일경제 '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강백호 약점은 무엇인가?" 데이터의 답은 "없다"였다[정철우의 애플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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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22)는 올 시즌 전반기를 매우 성공적으로 마쳤다.

타율은 0.395나 됐고 10개의 홈런과 61개의 타점을 올렸다. 출루율이 0.492나 됐고 장타율도 0.579로 높았다. 자연스럽게 OPS가 1.071로 대단히 좋았다.

흠 잡을 곳이 없는 성적이었다. 그렇다면 세부 데이터 상으로도 강백호는 무결점 전반기를 보냈을까. 데이터에게 물었다. "강백호의 약점은 어디인가?" 돌아온 대답은 "없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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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가 데이터 상으로는 약점을 찾기 힘든 무결점 시즌을 치렀다. 사진=MK스포츠 DB


우선 강백호의 구종 별 타율을 알아봤다. 강백호를 괴롭힌 구종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누구에게나 한 가지 쯤 공략이 어려운 변화구가 있기 마련이다.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는 궤적에 모두 대응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강백호는 달랐다. 전 구종에 걸쳐 고른 타격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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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는 가장 기본이 되는 패스트볼 타율이 무려 0.429나 됐다. 장타율이 무려 0.698이나 됐다. 강백호를 상대로 패스트볼을 잘못 던졌다간 곧바로 장타로 이어지는 안타를 맞을 확률이 높았다.

패스트볼을 공격해 땅볼이 나오는 비율도 39%에 불과했다. 절반 정도는 땅볼이 나오는 것이 보통인데 강백호는 패스트볼 대부분을 띄워 보냈다. 그만큼 안타 확률이 높았음을 뜻한다.

좌투수가 좌타자인 강백호를 잡기 위해 던진 슬라이더도 좋은 타율로 공략해냈다. 강백호의 슬라이더 타율은 0.361이나 됐다. 장타율이 다소 떨어지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바깥쪽으로 빠져 나가는 공을 공격했음을 감안하면 나쁜 수치는 아니었다.

특히 지난해 슬라이더 타율이 0.235로 좋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약점이었던 구종에서 완전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강백호가 끊임 없이 진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밖에 체인지업은 0.316, 스플리터는 0.348, 커브는 0.500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패스트볼 구속 구간별 타율도 알아봤다. 여기선 살짝 아쉬운 대목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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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구간에서 강백호는 장점을 보였다. 우리 나라 투수들이 가장 많이 형성되는 141~145km 구간에서 0.365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그 보다 느린 공에는 자비가 없었다. 135~140km 구간에서는 무려 0.556의 놀라운 타율을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광속구 구간으로 불리는 146~150km 구간에서도 0464의 높은 타율을 보여줬다. 150km까지 구간에서 50% 이상의 땅볼 비율을 기록한 구간은 없었다.

다만 151km가 넘는 공에 대해서는 타율이 0.200에 불과했다. OPS가 0.600에 그쳤다 땅볼 비율도 67%로 가장 높았다. 강백호를 잡으려면 151km의 광속구를 던지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강백호는 원래 151km가 넘는 공에도 적응을 잘 하는 타자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평균 구속인 148km를 넘는 공에 대한 타율은 0.321로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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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빠른 공에도 대처를 잘 할 수 있는 타자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51km가 넘는 공을 상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에 전반기서는 다소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 원래는 광속구 대처 능력도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결국 시즌 후엔 평균(3할대)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강백호의 핫&콜즈 존을 분석하면 강백호가 얼마나 완벽에 가까운 타자인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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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는 9개의 스트라이크 존 전체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그나마 약점이라면 바깥쪽 낮은 존으로 공을 던지는 것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모든 타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바깥쪽 가장 먼 존의 타율도 0.316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는 몸쪽 높은존에서 약점을 보였다. 유일하게 2할대 타율을 기록한 공간 이었다. 하지만 강백호는 올 시즌 이 기록을 뒤집어 버렸다. 몸쪽 높은 존 공략 타율이 무려 0.538이나 됐다.

강백호의 괴물같은 진화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약점이 드러나면 어떻게든 장점으로 돌려 놓는 노력과 재능이 있었기에 지금의 강백호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볼이 되는 공에 대해서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배드볼 히터는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철저하게 유인구 승부를 하다보면 걸려들 확률이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강백호는 곧 다가올 도쿄 올림픽에서 대표팀 타선의 중심 몫을 해내야 한다. 일단 데이터상으로는 기대가 크다. 외국인 투수 상대 성적이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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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무려 0.405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출루율도 0.445로 높았고 장타율도 0.551로 수준급 이었다.

OPS도 당연히 1.006을 기록했다. 올 시즌 한국에 들어 온 외국인 투수들의 수준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강백호는 지난해에도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 0.350의 높은 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수준급 외국인 투수라 해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올림픽에서 맞게 될 외국인 투수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강백호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약점이었던 부분에서도 모두 보완해 내는 능력을 보였다. 강백호에게서 약점을 찾기가 대단히 어려워진 이유다.

현역 타자 중 가장 결점이 적은 타자가 강백호임을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강백호의 약점음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데이터의 답음 "없다"였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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