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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단독] “與 시의원이 부당한 압력 전화” 서울 배수지 공사 감독자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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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갑질 민원 접수돼 사실관계 물어본 것뿐”

조선일보

서울시설공단 내부 보고 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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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배수지(수돗물 저장소) 공사에서, 공사 감독자가 공사업체에 ‘원칙대로 공사하라'고 주문했다는 이유로 여당 시의원 항의 전화를 받았다며 사표를 던졌다.

9일 조선닷컴이 입수한 서울시설공단 내부 보고 문건에 따르면, 시설공단이 진행한 서울 모 지역 배수지 공사의 감독자는 8일 오전 8시쯤 공사 감독 내용과 관련해 A 시의원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고 공단에 보고했다.

당시 공사 감독자는 보고서에서 “연일 작업 진행기간 현장대리인의 부재가 잦아 현장대리인 상주를 지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일 작업 상황에 대한 보고조차 없었기에, 공사감독자가 당일 현장대리인 현장 출근과 동시에 배수지 내부로 작업 들어가기 전 안전교육을 주지시키고, 작업완료 물량과 사진을 요구했다”며 “배수지 그라인딩 작업(표면을 갈아내는 공사) 후 사진을 현장대리인이 보내왔고, 사진상으로만 보아도 도장 색깔이 그대로 보이는 등 품질이 너무 안 좋은 상태이기에 ‘이렇게 작업할 거면 철수하라고 하세요’라고 카카오톡으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감독자는 “아울러, 당초 계약되어진 대로 인력 그라인딩을 지시하여 업체에서 장비로 실행한 면과 객관적으로 비교토록 했다”며 “이후 시공사 주소지 소속 시의원을 통한 항의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 공사의 다른 관계자는 “배수지 그라인딩을 인력으로 하는 것과 장비로 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며 “그라인딩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오염된 수돗물을 먹게 될 수도 있다. 중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당초 계약 사항에 그라인딩은 손수 인력으로 처리한다는 조항도 넣었다”고 했다.

시의원 항의를 받은 감독자는 최근 상사에게 카카오톡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선일보

감독자가 시의원 항의 이후 상사에게 보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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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의원은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A 시의원은 “도급업체 대표가 지역구 주민인데, 감독자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해 사실관계를 발주처에 물어본 것뿐”이라며 “압박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자가 ‘이렇게 작업할 거면 철수하라고 하세요’라는 모욕적인 말을 했다는 민원이었다”며 “공사 내용도 잘 모르지만, 일단 지역 주민의 민원이 접수됐기 때문에 지역구 시의원으로서 확인해본 것뿐”이라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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