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린 칸에 ‘깜짝 등장’… 세계적 영화인 3명과 함께 개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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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에르토(Abierto), 우베르(Ouvert), 선언합니다, 오픈(Open)!”
올해 칸 국제 영화제는 4개 국어로 개막 선언을 했다. 스페인어·프랑스어·영어와 한국어로. 6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칸 영화제 개막식. 세계적 영화인 4명이 나란히 무대 한복판에 섰다. 스페인 출신의 명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71), 올해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자인 미국 배우 조디 포스터(58), 올해 심사위원장인 미국의 스파이크 리(64) 감독, 그리고 한국의 봉준호(52) 감독이었다.
2019년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 감독은 이날 ‘깜짝 등장’해서 개막 선언을 맡았다. 칸 영화제는 봉 감독의 참석 소식을 밝히지 않다가 막판인 개막 당일에야 공개했다. 주요 후보작이나 참석자 일부를 비밀에 부쳐서 극적 흥미를 더하는 건 이 영화제의 오랜 관행이다.
6일 칸 영화제 개막 선언을 한 영화인들. 왼쪽부터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조디 포스터, 봉준호 감독, 심사위원장인 스파이크 리 감독.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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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봉 감독이 먼저 영어로 ‘제74회 칸 영화제 개막을 선언한다”고 선창한 뒤 알모도바르(스페인어)와 포스터(프랑스어), 봉준호(한국어), 스파이크 리(영어)가 4개 국어로 이어서 개막 선언을 했다. 이날 봉 감독은 한국어로 “집에서 혼자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티에리 프레모(칸 영화제 집행위원장)께서 연락을 주셔서 오게 됐다”면서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서 영화제에 한 번의 끊어짐이 있었는데 그 끊어짐을 연결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의 말처럼 지난해 칸 영화제는 코로나 여파로 열리지 못하고 공식 초청작 발표로 대신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당시 재치 넘치는 수상 소감으로 ‘봉준호 어록(語錄)’을 쏟아냈던 그의 입담은 이날도 여전했다. 그는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이후로 수백 년 동안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시네마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인 배우 송강호도 개막식에 참석, 봉 감독의 등장에 박수를 보냈다.
올해 한국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 얼굴 앞에서’가 칸 프리미어 부문, 한재림 감독의 영화 ‘비상선언’이 비경쟁 부문에서 각각 상영된다. 공식 부문 경쟁작은 없지만 개막 선언을 맡은 봉 감독과 심사위원으로 초대받은 송강호까지 ‘기생충’ 이후 한국 영화계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개막 첫날부터 쏟아졌다. 17일 폐막식에는 배우 이병헌이 시상자로 참석한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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