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최초의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시몬 매뉴얼. |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국제수영연맹(FINA)이 크고 둥근 모양의 곱슬머리인 '아프로 스타일'용 수영모를 올림픽 등 공식 대회에서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3일 영국 제조사인 소울캡이 FINA에 아프로 헤어스타일용 수영모 제품의 대회 사용 승인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울캡은 두껍고 곱슬곱슬하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보호하기 위한 특대형 수영모를 만들어 지난해 FINA에 사용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울캡에 따르면 FINA는 '머리의 자연스러운 형태를 따르지 않아 부적합하다'고 승인 거부 이유를 들었다.
FINA는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는 "선수들은 경기에서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제품만을 써만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로 인한 논란을 의식한 듯 "포용성과 대표성의 중요함을 알기 때문에 소울캡, 그리고 유사한 제품들과 관련한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소울캡의 수영모를 레크리에이션이나 교육용에 사용하는 데는 제한이 없다고도 했다.
BBC는 FINA의 이번 결정에 어린 흑인 수영선수들이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반응을 전달했다.
수영 지도자인 토니 크로닌은 '자연스러운 머리 형태가 아니다'라는 FINA의 언급에 특히 실망감을 드러내고는 "이는 오해와 무지를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흑인 수영선수들에는 많은 장벽이 있는데 (FINA가) 또 다른 장벽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AP통신에 따르면 2020 도쿄 올림픽 오픈워터 수영 여자 10㎞ 출전권을 획득해 영국 여자 흑인 수영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에 참가하게 된 앨리스 디어링도 이와 관련해 "사람들은 '네 머리가 수영모에는 너무 크다'고만 말하지 '수영모가 네 머리에는 너무 작다'라고는 하지 않는다"며 선수들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 FINA를 꼬집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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