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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K팝 루키’ 알렉사, “샤이니·슈주 보고 키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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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어머니·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둔 혼혈

슈퍼주니어·샤이니 보며 키운 K팝 가수의 꿈

‘프로듀스48’의 뼈 아픈 탈락…데뷔 3년차 ‘루키’ 등극

AI 차용한 독특한 세계관으로 전 세계 팬덤 유입

헤럴드경제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알렉사는 샤이니와 슈퍼주니어를 보며 K팝 스타를 꿈꾸고, 데뷔 3년차에 글로벌 무대가 주목하는 ‘K팝 루키’로 떠올랐다. 알렉사는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쟈니브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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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08년이었다. ‘2세대 아이돌’의 시대였다. 당시 알렉사(AleXa·24)의 나이는 만 열여섯. “샤이니와 슈퍼주니어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인 어머니와 러시아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이제는 영화 ‘미나리’의 촬영지로 너무도 유명해진 털사(Tulsa)에서 K팝을 들으며 꿈을 키운 알렉사는 데뷔 3년차에 차세대 K팝 스타로 떠올랐다. 최근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레이다(RADAR)’로 선정돼 중동 아티스트 바데르 알슈아이비와 글로벌 협업곡(이즈 잇 온)을 발표했다. 한국 아티스트가 스포티파이의 ‘레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은 알렉사가 처음이다. 두 사람의 새 음원 프로젝트가 뉴욕 타임스퀘어의 메인 전광판을 장식하자, 부모님도 딸의 빠른 성장을 체감했다. “아버지 고향이 뉴욕이에요. 타임스퀘어 광고를 보고 많이 놀라기도 하셨고,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엄마는 영상 통화할 때마다 우세요. (웃음)”

최근 소속사 쟈니브로스에서 만난 알렉사는 “요즘엔 세 시간 정도밖에 못 잔다”고 했다. 누가 강요하지도 않는데 19시간씩 연습하며 컴백 날짜를 셌다. 1일 공개될 새 싱글 앨범 ‘리바이버(ReviveR)’엔 알렉사가 꾸준히 이어온 세계관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데뷔 3년차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K팝 루키로 부상했으나, 오늘이 있기까지 알렉사에게도 나름의 실패들이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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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 [쟈니브로스 제공]


알렉사가 국내 방송에서 처음 얼굴을 비춘 것은 2018년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도 다소 주목받지 못한 ‘프로듀스48’(엠넷)에 알렉스 크리스틴이라는 본명으로 출연했다. 연습생들의 오디션을 다룬 이 프로그램에 참가를 결정할 당시 알렉사는 꽤 자심감이 넘쳤다. 네 살 때부터 발레를 하며 ‘퍼포머’로의 꿈을 키웠다. 미국에서 지원한 K팝 커버댄스 콘테스트에서 2년 연속(2016~2017년) 1등을 했던 경험도 있었다. 춤이라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때는 한국말을 한 마디도 못했던 데다, 통역하는 분들이 없어 어려움이 있었어요.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이 힘들었지만, 영어를 잘하는 다른 연습생들이 도와줘서 잘 마칠 수 있었어요. 사실 너무 일찍 탈락했다는 아쉬움이 컸어요.”

나름의 기대는 있었지만, 연습 중 무릎 인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84등으로 탈락했다. 당시의 아쉬움은 2019년 데뷔 앨범을 향한 열정으로 이어졌다. “‘프로듀스48’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알렉스 크리스틴이 아닌 알렉사로요.”

데뷔를 목표에 두고 달려오다 첫 앨범이 나오던 해는 그의 가족에게도 잊지 못하는 때다. 알렉사의 어머니도 그 때 한국을 찾았다. 미국으로 입양된 후 처음이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셨을 때 울기만 하시더라고요.” K팝 가수가 되겠다고 한국에 간 딸이 멋지게 차려입고 데뷔를 하게 된 것도, 자신과 닮은 얼굴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 온 것도 북받친 감정의 이유였다. “제가 털사에 살 땐 유일한 아시아계였고, 인종차별이 워낙 심했어요. 힘든 점들이 있었지만 늘 그랬던 건 아니에요. (웃음) 학창시절엔 아르바이트도 하고, 친구들과 놀러다기도 하고, K팝을 들으며 꿈을 키우는 걸로 이겨낼 수 있었거든요. 어머니 때는 (인종차별이) 더 심해서 미국에서의 삶이 힘드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늘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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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공개된 알렉사의 새 싱글 앨범 ‘리바이버(ReviveR)’는 이전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선보인 세계관의 프리퀄 격이다. AI가 되기 이전 알렉사의 모습을 담은 만큼 전작들과는 완전히 달라진 음악과 스타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가 조화를 이뤘다. [쟈니브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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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앨범에 담긴 알렉사의 세계관은 다소 생소했다. 당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K팝 최초로 메타버스 속 AI 콘셉트를 가져왔다. 소위 ‘알렉사 프로젝트’로 이름 붙인 ‘AI 3부작’이 데뷔 싱글 ‘밤(Bomb)’, ‘ 두 오어 다이(Do or Die)’, 두 번째 미니앨범 ‘디코히런스(DECOHERENCE)’에 수록된 ‘레볼루션(Revolution)’의 뮤직비디오로 이어졌다. 알렉사가 해외 팬덤을 쌓은 것도 이 획기적인 세계관 때문이었다. 이번엔 AI가 되기 이전 알렉사의 모습을 담았다. AI 이미지를 담아 전사나 게임 캐릭터 같은 모습이 이전 앨범이었다면, 이번엔 한결 밝아진 모습이다. 실제로 고교 시절 알렉사가 즐겨 입던 옷, 자주 먹던 음식들을 스토리텔링에 담았다.

“저의 진짜 모습도 반영하려고 하다 보니 앨범 작업 전반에 많이 참여했어요. 의상 콘셉트도 함께 논의하고, 안무 창작과 가사 작업도 함께 했어요.”

신곡 ‘엑스트라’는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음악색과 새로운 알렉사를 보여준다. 전에 없던 모습, 독창적인 아티스트의 색을 보여주는 것은 알렉사가 가져가고 싶은 목표이기도 하다. 소속사에선 알렉사의 다재다능한 모습을 여러 개체로 쪼개 다양한 콘셉트로 보여줄 계획이다. ‘멀티버스’ 콘셉트 아래 댄스가수, 발라드가수, 배우 등의 모습이 알렉사가 선보일 새로운 모습들이다. 올 9월엔 ‘괴담’ 시즌2으로 스크린에서 관객과 만난다.

“매번 새로운 장르와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어요. 특이하고 유니크한 아티스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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