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폭행으로 집행유예 전력…올림픽 연기로 출전 길 열려
김동선 |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32)이 승마 국가대표로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대한승마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23일 김동선의 국가대표 선발을 확정했다.
애초 2021년도 국가대표가 아니었던 김동선은 올해 개별적으로 국제대회에 나서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으면서 태극마크도 다시 달게 됐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한국 승마 유일의 올림픽 출전자가 됐다.
김동선은 애초 도쿄올림픽이 예정된 지난해만 해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나설 수 없는 처지였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이 연기된 이후 여러 상황 변화로 출전 길이 열렸다.
원래 한국 승마의 도쿄올림픽 출전권은 황영식(30)이 획득한 마장마술 개인전의 한 장이다.
2010 광저우·2014 인천 아시안게임 2관왕인 황영식은 독일에 머물며 각종 대회에 출전해 국제승마협회(FEI) 올림픽 랭킹 점수를 쌓아 남동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그룹 상위권에 들어 지난해 2월 출전을 확정한 바 있다.
2017년 폭행 사건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김동선은 당시 국가대표 결격 사유(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에 해당해 올림픽 출전을 타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도쿄올림픽의 전격 연기가 결정되고, 출전 규정 변화가 맞물리며 상황이 급변했다.
FEI는 올림픽 연기 이후 기존에 확보된 출전권은 인정하되, 올림픽 약 한 달 전인 이달 21일까지 최소 한 차례 일정 등급 이상의 대회에 출전해 기준 이상의 성적을 받아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개인 사정으로 기존의 말을 탈 수 없던 황영식은 새로운 말과 함께 대회 참가를 준비했으나 유럽 내 말 전염병 확산 등의 변수 속에 불발됐고, 결국 출전권 재확인도 무산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출전 당시 김동선 |
다만 한국의 마장마술 개인전 출전권 한 장은 여전히 유효해 이를 따낸 황영식이 아니더라도 한국에서 올림픽 최소 참가 자격을 충족하는 선수가 있다면 가져갈 수 있었는데, 김동선이 그 기회를 잡았다.
올해 2월과 4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참가, FEI가 요구하는 올림픽 출전 자격에 부합하는 점수를 획득해 둔 터다.
국가대표 결격 사유도 올해 초 사라져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는 상태가 됐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통해 김동선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인정했고, 협회 차원의 국가대표 복귀도 확정돼 걸림돌이 모두 사라졌다.
한국 승마로선 자칫 날릴 수 있었던 올림픽 출전권 한 장을 살린 셈이지만, 일각에선 법적으로 처벌받고 절차상 하자가 없다 해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김동선은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땐 1차 예선 이후 조모상으로 중도 귀국한 바 있다.
그는 4월 열린 제38대 한국학생승마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최근엔 승마계 행정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현역 선수의 산하단체장 자격을 두고 대한승마협회 인준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 재선거까지 치른 끝에 이달 초 정식 취임했다.
그룹 업무도 병행하는데, 지난달 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로 자리를 옮겨 승마를 비롯한 프리미엄 레저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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