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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투수 데뷔' 꿈 이룬 김강민 "나에게도 못 잊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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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마운드에 오른 SSG 랜더스 김강민이 투수로 깜짝 데뷔한 소감을 밝혔다.

김강민은 지난 22일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1-13으로 승부가 크게 기울어진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프로 데뷔 첫 등판. 이날 김강민은 첫 타자 정주현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김재성에게 삼진을 솎아내는 등 20구로 ⅔이닝 1피안타(1홈런)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큰 점수 차였지만 김강민의 등판에 SSG 팬들과 선수들 모두 웃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23일 만난 김강민은 "원사이드로 진 경기에서 그렇게 웃기 쉽지 않은데, 하나 기분 좋은건 그렇게 지고 나서 뒤에 웃을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따로 공을 챙기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아무도 안 챙겨주더라"고 말했는데, 구단 관계자가 따로 챙겨 놓았다고 하자 김강민은 "어디서 쓰던 공에다가 적은 것 아닌가" 하고 웃었다. 다음은 김강민과의 일문일답.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설렜나.
▲진짜 긴장 많이 했다. 하필 감독님이 불펜에서 다친다고 몸을 풀고 오라고 하셔서. 거기서 나오니까 긴장이 많이 되더라. 더그아웃에서 나갔으면 긴장이 안 됐을 것 같다. 투수들이 불펜카 타고 나가라고 놀렸다. 아니면 큰 문 열어드린다고 해서 내가 작은 문 열고 나왔다.

-구속이 잘 나왔는데.
▲솔직히 그 정도 나올 줄 몰랐다. 처음 올라갈 때 두 가지만 생각했다. 빨리 끝내야 한다, 그리고 감독님이 말씀하신 절대 다치면 안 된다. 던지는 걸 조절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처음에는 가볍게 던졌다. 뒤에 홈런이 나오고 난 뒤 조금 흥분을 했고, 지기도 싫었다. 그래서 좀 세게 던졌다. 전력으로 던진 건 세 개 정도 밖에 없다.

-투수로 던지는 게 꿈이었다고 하던데.
▲꿈이었다. 원래 야수로 지명을 받았는데 고집 부려서 투수 1년을 한 거다. 인정할 만한 실력이 안 나와서 구단에서 원하는대로 포지션 변경을 한 거지, 아니었으면 계속 공을 던졌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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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 잡을 때의 느낌은.
▲홈런 맞기 전에 잡았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21년 차인데, 마운드에 오르니 시야가 신인급이었다. 보이는 건 포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에 내야 뜬공 나와서 아웃될 때도 파울인 줄 알고 공 던지려고 로진 잡고 있었다.

-기록으로는 슬라이더도 있던데.
▲유리한 카운트에서 한번 던져보고 싶었다. 처음에 시작할 때 사인 맞추고, 그리고 바로 사인이 났는데도 사인이 뭔지 몰라서 (확인 차 머릿속으로) 한 바퀴를 돌린 거다. 그때 버퍼링이 좀 있었는데 한번 돌리면서 찾았다.

-투수 출신인 추신수와도 얘기를 나눴나.
▲긴장됐다고 했던 거 같다. 내 마음은 천천히 던지고 싶은데, 몸은 세게 던지라고 하고, 그런 이야기 했다. 추신수가 팔꿈치가 괜찮아 올라가서 던지면 아마 나보다 좋은 구속이 나오지 않을까.

-투수 글러브를 빌렸나.
▲박민호 선수 글러브였다. 글러브들 길들여진 게 마음에 안들었다. 브랜드가 그나마 내가 쓰는 브랜드라 골랐다. 다들 길을 잘 못들이더라(웃음).

-김성현이 자신이 더 정확하게 던질 수 있다고 했다던데.
▲정확하게 던지면 안타, 안타, 홈런을 맞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타자들이 잘 친다.

-이도류 계획은 혹시.
▲살짝 진지하게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시작도 전에 '넌 앞으로 (등판) 없어', '강민아 넌 이걸로 끝이야' 하셨다(웃음). 최정은 볼 좋은 것 같다고 진지하게 정색하는 얼굴로 얘기했다. 다른 사람은 농담으로 얘기하는데, 최정 선수는 진심인 것 같았다. 그래서 뿌듯했다.

-팬들의 기립박수 모습을 봤는지.
▲내려오면서도, 더그아웃에 들어가서도 정신없었던 것 같다. 집에가서도 잠을 잘 못 잤다. 밥 안 먹어도 배불렀다. 최근에 이렇게 경기 끝난 상태에서도 많이 흥분된 상태였던 건 조금 오랜만이지 않나 생각했다.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고 못 잊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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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hwe@xportsnews.com / 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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