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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막내 데뷔 홈런 외면한 형들…"밥 먹을 때 축하 많이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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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호텔 돌아가서 밥 먹을 때 축하 많이 받았습니다."

두산 베어스 신인 내야수 안재석(19)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첫 발자취를 남겼다. 1-1로 맞선 4회 1사 후 타석에서 상대 투수 심재민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데뷔 41경기 만에 나온 값진 첫 홈런이었다.

생애 첫 홈런을 친 막내를 기다리는 건 형들의 철저한 무관심이었다. 안재석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김태형 두산 감독과 강석천 수석 코치, 이도형 타격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한 뒤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이파이브를 해줄 것 같았던 동료들이 벤치에 앉아서 그라운드만 바라보고 있었다. 안재석은 굴하지 않고 앉아 있는 형들의 주먹을 차례로 치면서 갔다. 이때 3루수 허경민은 웃음을 참기 어려운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면서 애써 안재석을 외면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한 타자에게 의도적으로 관심을 주지 않는 세리머니를 한다. 홈런 친 동료를 당황하게 해 짓궂게 축하해주는 방법이다. KBO리그에서도 최근에는 '무관심 세리머니'를 자주 볼 수 있다. 보통은 일정 시간 침묵을 지킨 뒤 곧바로 축하해주는데, 이날 두산 선수들은 주먹 인사까지 시도한 안재석을 끝까지 방치해 더 장난스러운 상황을 연출했다.

안재석은 "첫 홈런을 치면 거의 무관심 세리머니를 하는 게 전통이라고 하셨다. '설마 내가 쳤을 때도 할까' 생각했는데, 치고 들어와서는 당황했다(웃음). 그래도 경기 끝나고 호텔에 가서 밥 먹을 때 축하를 많이 받았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홈런 상황과 관련해서는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가) 주 구종으로 슬라이더를 쓰는 것을 보고, 초구로 슬라이더를 생각하고 들어갔다. 노림수가 잘 맞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재석의 홈런이 결승타로 연결되진 않았다. 두산은 3-4로 역전패해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안재석은 희생플라이로 타점 2개를 더해 2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하고도 팀 패배로 웃지 못했다.

안재석은 "첫 홈런은 정말 기분 좋았지만, 팀이 1점차로 져서 아쉬움이 남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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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홈런 공은 잘 전달 받았다. 안재석은 "팀 매니저님께서 홈런 공을 받아오셨다. 관중분께서 첫 홈런이라고 하니 선뜻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공교롭게도 안재석은 데뷔 첫 안타와 홈런을 모두 kt전에서 기록했다. 데뷔 첫 안타는 지난 4월 15일 잠실 kt전에서 기록했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투수 주권에게 우전 안타를 뺏었다. 안재석은 이와 관련해 "사직구장(롯데 홈구장)에서 기록이 좋아서(13타수 6안타 1타점) 사직에서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kt전도 조금 그런 게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안재석은 올해 1차지명 기대주다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3(93타수 30안타), OPS 0.821, 1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선발 출전한 경기보다 교체 출전하거나 벤치를 지킨 경기가 더 많은 상황에서도 타석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멀리 뻗어가는 타구가 늘었다. 5월까지 60타수 19안타를 치는 동안 장타 3개가 나왔는데, 이달에는 33타수 11안타를 기록하면서 홈런 포함 장타 5개를 쳤다.

안재석은 "장타를 의식하고 치는 것은 아니다.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고 내 스윙을 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자주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데뷔 첫 안타와 홈런을 기록한 안재석의 다음 목표는 뭘까. 그는 "특별히 이루고 싶은 목표는 없다. 안 다치고 오래 야구를 하다 보면 기록들은 따라올 것 같다. 안 다치고 오래 야구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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