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고하겠다”
2017년 1월 25일 오전 11시 15분쯤 특검에 강제 구인된 최순실씨가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취재진을 향해 소리치고 있다. 최씨는 “특검이 내가 박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임을 자백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 “너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이진한 기자 |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돼 있는 최서원(최순실)씨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 사면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청와대는 법무부를 통해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직접 편지를 읽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최씨는 지난달 3일 문 대통령에게 5장짜리 자필 편지를 보내 “육체적 고통이 심한 여성 대통령의 최후의 날들이 비극으로 가지 않도록, 지친 그분이 제발 자택에서라도 지낼 수 있도록 사면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은 구금된 지 4년이 넘어 칠순을 보고 있다”며 “꽃다운 젊은 나이의 20대에 어머니를 잃고 바닥을 긁어 내리는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면서 빈 어머니(육영수 여사)의 자리를 성실히 해왔다. 박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 곁에서 어머니의 부분을 성실히 지켜내지 않았다면 사회적 혼란과 분열을 막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도 투옥 생활을 했지만 4년을 넘게 수감되진 않았다”고도 했다.
최씨는 “이미 박 전 대통령은 국민들께 사과를 했다”며 “문 대통령의 결단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최씨는 편지 발송 배경에 대해 일부 언론에 “일반 국민의 한 사람인 저 때문에 오랜 세월 고충을 받는 것이 가슴 아파 고심 끝에 썼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등의 혐의로 징역 20년·벌금 180억원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받은 징역 2년까지 합하면 22년형을 살아야 한다.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직 대통령의 수감 자체가 국가적 불행”이라면서도 “사면을 바라는 의견들이 많이 있는 반면에 그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게 많이 있는 상황”이라고 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씨 편지가 국가권익위원회를 통해 청와대에 전달됐고 답변을 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받아 봤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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