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5명·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도 재판 넘겨져
KB증권 |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검찰이 1조 6천억원대 피해가 발생한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와 관련해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KB증권 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락현 부장검사)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KB증권을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KB증권 임직원들의 범행에 대한 주의·감독 의무를 법인이 소홀히 한 것에 양벌규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에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KB증권사 임직원 5명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기소된 KB증권 임직원 5명 중 김모 팀장은 구속기소됐으며,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이미 구속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와 이씨 등은 2019년 3월께 라임의 모(母) 펀드가 'A등급 우량사채 등에 투자'한다는 제안서 내용과 달리 무등급 사모사채 등에 투자된 정황을 알면서도 감추고, 이 펀드에 100% 편입되는 167억원 상당의 자(子)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검찰은 KB증권 임직원들이 2018년 2월 ∼ 2019년 7월 11개 펀드를 판매하면서 실제로는 펀드 판매료를 라임 등 자산운용사로부터 받는 총수익스와프(TRS) 수수료에 가산해 우회 수취하면서도, 고객들에게 펀드 판매수수료가 없다고 표시·판매한 혐의가 있다고 봤다.
TRS는 증권사가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는 대신 자산운용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사실상의 대출로, 증권사는 펀드 만기 때 선순위로 자금을 회수하며 투자자들은 나머지 대금을 분배받는다.
구속된 김씨는 직무상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취득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가 2018년 9월 ∼2019년 4월 라임펀드 투자 과정에서 직무정보를 이용해 투자대상 회사와 자신이 실질 주주로 있는 법인 간 자문계약을 끼워 넣어 투자대상 회사로부터 수수료를 취득하는 등 총 3회에 걸쳐 합계 4억원 상당의 사적 이익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증권사 임직원들이 자산운용사 관계자와 공모해 투자에 불리한 영향을 끼치는 중요사항을 감춘 채 펀드를 설계·운용·판매한 위법사항을 확인했다"며 향후 공소유지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KB증권 측은 "직원들이 라임펀드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거나 라임자산운용의 불법 운용에 공모 내지 관여한 바 없고, 회사는 직원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바가 없다"며 "향후 재판 절차에서 검찰 주장이 사실과 다름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라임의 해외무역금융 펀드 관련 사기에 가담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장을 기소한 뒤 신한금투 법인도 재판에 넘긴 바 있다.
당시에도 검찰은 신한금투가 임 전 본부장의 펀드 돌려막기·불완전 판매 행위에 대한 주의·감독을 소홀히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을 적용했다.
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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