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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김학의 '성접대' 의혹

[단독] ‘불법출금 수사’ 오인서 고검장 사표… 이광철 기소 뭉개자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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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철 기소 미루던 대검과 갈등

조선일보

오인서 수원고검장/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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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의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수사를 사실상 총괄해 왔던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31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고검장 물갈이’를 예고한 후 조상철 서울고검장에 이어 현직 고검장으로선 두 번째 사의 표명이다.

오 고검장 사의는 ‘좌천 인사’ 압박 때문이 아니라, 대검이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기소를 승인하지 않고 김오수 차기 검찰총장에게 미루는 것에 대한 항의 성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검은 지난 13일 이 비서관을 기소하겠다고 결재를 요청했지만, 대검은 2주 넘게 결정을 미루고 있다. 대검의 기소 승인을 기다리던 오 고검장은 이날 오전 여당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단독 처리하자 법무부에 사표를 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법조인은 “친여 성향인 김오수 총장이 취임하고 6월초 대규모 인사로 검찰 지휘부가 ‘친정권 검사’로 깔리면 이 비서관 기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 고검장으로선 ‘좌천·굴욕 인사’를 당한 뒤 사표를 제출하는 것보다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오 고검장은 이날 오전 법무부에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사표를 제출했고 오후에 휴가를 냈다. 오 고검장은 그간 수원지검의 ‘불법출금 사건’을 직·간접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검사장급 간부들이 줄줄이 수사대상이었고 수사팀이 소환에 어려움을 겪자 오 고검장이 나섰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인사는 “오 고검장은 이 지검장 등에게 전화해 출두를 요청했다”며 “수사에 상당한 방패막이 역할도 했다”고 전했다.

오 고검장은 특히, 지난 3월부터 사실상 문홍성 수원지검장을 대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지검장은 2019년 3월 당시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으로 ‘안양지청 불법출금 수사무마’ 의혹에 연루돼 직무를 회피한 상태였다.

오 고검장은 이규원 검사를 비롯해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 등 이 사건 관련자들의 기소를 놓고도 대검을 상대로 수사팀 입장을 대변해왔다고 한다. 그가 수사팀의 ‘기소’ 의견을 대검에 올릴 때마다 대검이 결재를 미루는 상황이 반복됐다고 한다. 이성윤 지검장의 경우, 기소까지 50일이 걸렸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어렵지 않았는데 기소가 어려웠다”며 “오 고검장이 후배들을 대신해 대검을 설득하고 싸웠다”고 했다.

오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23기로 윤석열 검찰총장,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동기다. 법무부 공안기획과장, 대검 공안부장 등을 지낸 공안통으로 지난 8월부터 수원고검장으로 일했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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