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아픈 역사도 역사"…'이토 히로부미 친필' 한국은행 머릿돌, 존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역사적 배경 알리는 안내판 설치 예정

뉴스1

사적 제280호 '서울 한국은행 본관' 현재의 정초석. 문화재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이토 히로부미가 친필을 새긴 것으로 알려진 한국은행 본점 화폐박물관(옛 조선은행 본점) 머릿돌(정초석)이 지금 모습 그대로 남게 됐다. 머릿돌 옆엔 머릿돌이 설치된 역사적 배경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될 예정이다.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근대분과와 한국은행은 사적 제280호 '서울 한국은행 본관' 머릿돌을 그대로 두고, 이에 관한 설명문을 담은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김철호 문화재청 주무관은 "이미 지난 4월에 문화재위원회에서 심의해서 머릿돌을 존치하돼 역사적 배경을 알리자고 결정했었다"며 "한국은행이 제시한 문구를 심의한 후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는데, 보완이 필요해서 보류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픈 과거를 감추기보다, 되돌아보면 지금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게 있지 않겠냐는 의미에서 보존하는 것"이라며 "안내판 설치는 소위원회 구성 후 문구나 크기 등을 심도있게 논의한 후 결정할 예정이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문화재청은 해당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가 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서체 관련 전문가 3인을 자문단으로 꾸려 현지 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정초석에 새겨진 '정초' 두 글자는 묵적(먹으로 쓴 글씨)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하게 내려쓴 획 등을 종합해 볼 때 이토 히로부미의 글씨에서 나타나는 특징이 나타나 그의 글씨임이 확인됐다.

아울러 글씨 새기는 과정에서 획 사이가 떨어져 있어야 하는 부분이 붙어 있는 등 획을 정교하게 처리하지 못한 점, 붓 지나간 자리에 비백(빗자루로 쓴 자리같이 보이는 서체)을 살리지 못한 점 등 일부 필획에서 서예의 특징을 잘 살리지 못하는 등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한편, 문화재청이 지난해 12월 한은 머릿돌 관리방안을 두고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역사적인 기록이므로 보존하고 안내판을 설치해 역사적 교훈으로 삼는다'(52.7%)가 1위를 차지했다. 답변 문항 2개 중 나머지인 '이토 히로부미의 흔적을 지워야 한다'는 47.3%가 골랐다.
seulbin@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