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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전두환' 삭제한 5·18전시 작품 홍보물…'사전 검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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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연대, 아시아문화원에 관련자 엄중 문책 요구

연합뉴스

작품 문구 삭제한 아시아문화원 홍보물(오른쪽)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정상화시민연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아시아문화원이 5·18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홍보하면서 작품의 특정 문구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나오고 있다.

26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정상화시민연대에 따르면 아시아문화원은 27일부터 내달 13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특별전시 '역사의 피뢰침'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하성흡 작가가 윤상원 열사의 일대기를 그린 수묵 작품과 윤상원 열사의 유품 등이 전시된다.

아시아문화원은 이를 홍보하기 위해 차량에 탄 시위대의 모습을 그린 작품에 전시 정보를 써넣은 홍보 포스터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포스터는 원작과 달리 차량에 적힌 '전두환을…'이라는 문구가 삭제된 채 홈페이지와 문화전당 외벽 등에 게시됐다.

이후 아시아문화원은 하 작가에게 단순한 담당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하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민연대는 "우리가 심각하게 주목하는 것은 문화전당에서의 검열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직원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한 문화원 측의 입장은 수긍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5·18 41주년 특별전시라는 명목으로 추진하는 행사에서 이러한 일이 자행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아시아문화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작가뿐만 아니라 5·18 관계자와 지역 예술인, 광주시민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직접 책임이 있는 직원에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고 (다른) 직원들도 성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아시아문화원장은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그것만이 지난 5년간 반복된 아시아문화원의 반문화적 행위와 직무유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책임지는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 작가는 2019년부터 2년여에 걸쳐 수묵화 기법으로 120호 크기의 작품 9점과 500호 크기의 대작 3점, 100여점의 소품들을 그려왔다.

이 작품들은 윤상원 열사의 유년기부터 들불야학, 5·18 시민군 대변인을 거쳐 도청을 사수하며 최후 항전하고 산화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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