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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OSEN '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투수 전문 교습소’ 킹덤 아카데미의 이재영 코치를 찾아가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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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아카데미’를 찾아간 지난 5월 13일은 봄비가 하염없이 주룩주룩 내렸다. 서울 광진구 아차산역 인근에 자리한 킹덤 아카데미는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이재영(42) 코치가 아마추어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곳이다.

이 코치는 선린인터넷고와 영남대를 나와 2002년 두산 베어스 1차 지명으로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에서도 뛰었던 우완투수 출신이다. KBO 리그 12시즌 동안 개인통산 475게임에 출장, 38승, 31패, 23세이브, 61홀드, 평균자책점 4.13을 남겼다.

때마침 일요일을 맞아 킹덤 아카데미 실내는 스무 명 남짓한 선수, 학부모, 이재영 코치를 비롯한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우선 이재영 코치가 한 투수에게 공을 건네주며 피칭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재영 코치는 투구하는 곳 옆에 고정해놓은 스피드건을 수시로 확인하면서 선수에게 무언가 조언을 했다.

얼핏 둘러본 실내는 그물망으로 구분해놓은 피칭 존과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를 갖춘 곳에서 체력단련을 하는 선수들, 두 대의 침대 매트 위에 누워 트레이너의 마사지를 받는 두 선수의 모습이 하나의 영상으로 포착됐다. 킹덤 아카데미 안에는 이재영 코치가 던져주는 공을 받아 표적으로 뿌리는 투수의 기합 소리, 그 공이 표적에 꽂힐 때마다 텅텅 울리는 소리가 규정할 수 없는 은근한 열기로 번져 있었다.

‘킹덤 아카데미’는 프로야구 선수로 경험이 풍부한 이재영 코치가 고교나 대학 선수들 위주로 집중조련하고 있는, 이른바 사설 야구 학원이다. 정규 학교 훈련만으로는 부족한 ‘프로를 지향하는’ 선수들이 찾아와서 보다 전문적인 종합 지도를 받는 곳이다. 이런 과외 야구 교습소가 서울만 해도 6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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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 킹덤 아카데미는 투수들만 가르치는 유일한 ‘투수 전문 코칭 스쿨’이다. 2018년 6월에 설립한 킹덤 아카데미는 이재영 코치가 지도력을 인정받아 서울 시내는 물론 수도권과 경기도 일원의 선수들도 틈날 때마다 찾는 교습소로 평판이 나 있다. 유투브 고정 구독자만 4000명이 넘는다. 50여 개의 동영상 조회 수가 영상마다 적게는 수천 회에서 많게는 10만여 회에 이를 정도로 지명도가 높다.

이재영 코치는 “은퇴하고 나서 생업을 위해 만들었다”고 농담 삼아 설립 동기를 말했지만 ‘야구 선수 이전에 몸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투수는 직구다. 하체 중심 이동은 기본이고, 일단 프로에 가서 통하려면 엘리트 학생선수들은 구속이 어느 정도 뒷받침 돼야한다. 그래야 프로 구단 스카우트의 눈에 띄기 쉽다"는 확고한 운영 방침을 세우고 선수들을 실전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전문 조련사다. 그렇다고 공 빠르기만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지향하고 있는 조련법은 밀착 맞춤형이다. 온전한 투수를 만들기 위한 근력운동 위주의 트레이닝, 자세교정을 통한 재활을 기본 프로그램으로 깔고 이재영 코치가 직접 실전 피칭 시범도 보인다. 단순한 투구 지도를 뛰어넘어 중, 고, 대학 선수의 수준에 맞추어 체계적이고도 세심한 관리가 돋보이는 교습소다.

킹덤 아카데미는 두 명의 전문 트레이너까지 두고 선수들의 어깨 트레이닝과 마사지 등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컨디셔닝 프로그램까지, 일체의 조련 과정이 체계적이다. 이를테면, 선수가 대회를 마친 직후 피로가 쌓여 있는 상태라면 무리시키지 않고 투구 연습보다는 트레이닝으로 몸을 풀어주는데 주력하는 식이다.

이재영 코치는 “우리처럼 전문성을 갖추고 체계적인 관리를 해주는 곳은 몇 군데 안될 것이다. 학부모들의 상담이 많다. 되도록 학부모가 직접 아카데미에 와서 선수들의 트레이닝 모습을 참관하도록 배려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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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 정답은 없다. 그러나 기본기는 있다”는 상식을 강조한 이재영 코치는 특히 큰 형님 같은 자상하고도 친근한 지도로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는 지도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킹덤 아카데미는 프로로 가려는 선수들의 길라잡이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개소 이래 3년간 이곳을 거쳐 간 선수 중에 한화 이글스의 김이환 투수 등 6명이 프로에 진출했다. 교습소에 오는 선수들은 대부분 소속 학교의 지도자들을 의식, 신분 노출을 꺼리지만 조원태(18. 선린인터넷고 3학년) 같은 유망 투수는 기꺼이 자신의 훈련과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조원태는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과 수준급 제구력을 갖춘, 전도가 유망한 좌완투수다. 올해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스카우트 첫 손에 꼽히는 유력한 선수다.

글, 사진/ 홍윤표 OSEN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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