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민 10명 중 8명 반대
정·재계조차 정면 비판
긴급사태지역 10곳으로 확대 불구
스가 내각 강행 의지 재확인
속내는 바닥난 지지율 역전 기대
전문가 "기대만큼 실익 없어"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악화일로를 걷는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일본정부가 긴급사태를 연장하면서도 도쿄 올림픽에 대해서는 강행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 국민 10명중 8명이 개최 취소 및 재차연기해야한다는 의견을 밝힌 데다 정·재계 조차 ‘일본 멸망’, ‘자살임무’와 같은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올림픽 개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가 총리가 올림픽을 강행 의지를 재차 드러내자 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배경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는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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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사태 10곳…"日국민 10명중 8명이 반대"=도쿄 올림픽 개최를 두 달여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코로나19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48명, 사망자는 62명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72만268명, 누적 사망자는 1만2335명이다. 일본의 긴급사태 적용지역은 이날 오키나와현이 추가돼 도쿄도를 비롯한 전국 10개 광역자치단체로 확대됐다.
올림픽 개최에 대한 반대여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18세 이상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재차 연기해야한다는 의견이 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도 도쿄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대형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역시 지난 13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개최를 "자살 임무"에 비유하며 "개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22일 트위터를 통해 "현재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연기나 취소를 희망하는 올림픽. 누가 무슨 권리로 강행할 것인가"라고 썼다.
한 외신이 일본 닛케이 리서치에 의뢰해 일본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응답이 37%, 재연기 해야한다는 응답이 32%로 나타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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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강행 의지 재확인=24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엔도 토시아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회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철저한 감염방지 대책으로 안전한 도쿄올림픽 개최가 가능하다"고 강행 의지를 재차 밝혔다. 도쿄올림픽을 올 가을이나 내년 여름으로 재연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곤란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앞서 스가 총리가 밝힌 의견과도 같은 맥락이다. 스가 총리는 7일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안전한 대회를 실현할 수 있다"며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해 각국 선수에게 일반 국민과 접촉하지 않도록 숙소와 교통편을 한정하고 매일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엄격한 감염예방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이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사태가 이달 말까지 연장됐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안전한 올림픽 실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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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효과도 의문인데, 왜?=스가 내각이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려는 이유로는 그동안 경제적 효과가 꼽혀왔다. 올림픽 개최를 통해 경제 부흥을 일으켜 정권의 실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일본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보다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본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대만큼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중 제한 등으로 인해 오히려 손실만 가져다 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미쓰비시 UFJ리서치&컨설팅의 코바야시 신이치로 연구원은 19일 마이니치신문에 "올림픽을 개최하더라도 관중 수 제한 등 상당 규모 축소해서 열릴 것이기 때문에 플러스 효과는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나가하마 토시히로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올림픽 개최시 관중을 일본 국민으로만 한정했을 때 GDP 상승효과는 1조5000억엔, 무관중의 경우 3분의 1 이하로 떨어져 3000억~4000억엔"이라며 "하지만 이미 일본정부가 발령한 긴급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460억엔으로 사실상 경제적 효과는 상쇄되는 셈"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스가 내각이 개최를 강행하려는 속내는 바닥난 지지율을 역전시킬 카드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을 막으면서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정권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진다는 계산"이라고 보도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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