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文대통령에 “위안부 문제 정의실현 보고싶다”

文대통령 “한국의 경제·방역 발전은 민주주의의 힘”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 시각)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회 의장(왼쪽 사진 가운데) 등 미국 연방하원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0일(현지 시각)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며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미 하원 지도부 간 간담회에서 “2007년 미국 하원에 위안부 결의를 낸 바 있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 수차례 관련 언급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엔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무위원장, 아담 쉬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하원 지도부와 앤디 킴 연방 하원의원 등 한국계 의원 4명이 참석했다.

펠로시 의장은 남북 관계와 관련해선 “한미 간뿐 아니라 남북 간에도 국민 간 교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 의회에서 비판이 나와 논란이 됐던 우리 정부의 ‘대북 전단 금지법’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미 간 우정은 2만8000 명의 주한미군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에서 복무한 수십만의 미국인들을 통해 더욱더 공고해졌다”며 “한반도 비핵화, 기후 문제, 코로나 팬데믹 퇴치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자”고 했다.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무위원장은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지역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의회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인류 모두의 의회”라며 “오늘날 대한민국이 경제와 문화, 방역에서도 발전된 나라가 된 것 역시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바탕엔 굳건한 한미동맹이 있었고, 한국이 어려울 때 언제나 함께해 준 미 의회의 신뢰와 지지가 큰 힘이 됐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코로나 극복,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대응에서의 지지를 요청했다. 또 “최근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가 완료되고, 그 과정에서 양국은 긴밀하게 공조해왔다”면서 “한미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동맹”이라고도 했다.

한국계 의원 가운데 앤디 킴(민주당) 하원의원은 “부모님이 50년 전 가난한 한국에서 이민을 왔는데, 하원의원이 돼 대한민국 대통령을 의사당에서 만나니 매우 감격스럽다”면서 “한미관계는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관계 차원이 아니라 한국 자체만으로도 미국의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했다.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당) 하원의원도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의원이 돼 한복을 입고 의원 선서하게 돼 매우 감격적이었다”며 “한국이 잘되면 미국도 잘된다. 한국의 역사를 보면 오뚜기처럼 복원력이 강한 나라다. 양국 간에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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