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호민과 재환' 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2인전 '호민과 재환' 여는 주재환(오른쪽)·주호민 부자.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가깝고도 먼, 멀고도 가까운 미술과 만화, 아버지와 아들이 한 공간에서 작품으로 만났다.
'신과 함께'로 잘 알려진 웹툰 작가 주호민(40)과 그의 아버지인 현대미술가 주재환(81)이 함께 여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18일 개막하는 전시 '호민과 재환'은 주재환-주호민 부자의 작품을 소개하는 2인전이다.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두 작가의 작품은 굳이 부자지간임을 강조하지 않아도 될 만큼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1980년 '현실과 발언' 창립전으로 데뷔한 주재환은 민중미술 작가로 분류되지만, 폭넓은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특히 생활 주변의 사물을 재활용해 사회풍자적 메시지를 재치 있게 담아낸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미술가 집안에서 자라며 어린 시절부터 낙서와 만화 그리기를 즐겼던 주호민은 군대 경험을 담은 '짬'(2005)으로 전업 작가가 됐다. 대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적절한 유머와 함께 담담하게 풀어낸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7일 오전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주재환과 주호민 부자의 2인전 '호민과 재환'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이슈들을 조망해 온 미술작가 주재환과 한국 신화 기반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해석한 웹툰으로 알려진 주호민 부자의 2인전. 2021.5.17 |
전시는 두 작가가 공통으로 가진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가 세대를 거쳐 어떻게 진화하고 매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이들의 대표작과 함께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신작까지 다채로운 작품을 통해 두 작품 세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조명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두 작가가 제작한 서로의 초상이 이번 전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주재환의 대표작 '계단을 내려오는 봄비'를 주호민이 만화적 구성으로 재해석한 '계단에서 뭐 하는 거지'도 눈길을 끈다.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재환은 "큰 아이와 함께 전시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는데, 돌아보니 호민이가 도와준 게 많다"라며 "그런 인연이 돼서 이런 전시를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음료수 용기를 빨래 건조대에 매단 주재환의 설치작품 '물 vs 물의 사생아들'은 주호민이 마시고 남은 빈 병과 캔을 활용한 작품이다. 쇼핑백으로 사람 형상을 만든 '쇼핑맨'은 어린 주호민이 누워있는 모습을 본떠 밑그림을 그렸다.
주호민은 "아버지의 그림과 그림 그리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는데 만화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아버지와 함께 그림을 걸게 돼 신기하기도 하고 엄청나게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화를 그리면서 사회문제를 녹이는 작업을 하다 보니 아버지가 너무 심각하게 보이지 않으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잘 풀어내는 경지였음을 느꼈다"라며 "매체는 다르지만 앞으로도 아버지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8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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