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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반군부 항쟁’ 거점 함락당해…미얀마 시민들, 통합정부에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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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500m 천혜의 요새 ‘민닷’

군부, 헬기 등 동원 무차별 공격

시민들 “통합정부는 종이 정부”


한겨레

2019년 촬영된 미얀마 친주 민닷의 한 마을. 미얀마 나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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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군부에 강력하게 대응해 미얀마 시민들의 기대를 모았던 서부 산악도시 민닷이 군부에 함락됐다. 미얀마 시민들은 ‘민닷도 지키지 못한 정부’라며 국민통합정부(NUG)를 비판하고 있다.

16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를 보면, 미얀마 군은 지난달 말부터 미얀마 서부 친주의 산악도시 민닷을 공격하기 시작해, 지난 13일에는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공격을 한층 강화했다. 군부는 헬리콥터 6대를 동원하고, 포탄 수십발을 발사하는 등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끝에 15일 민닷을 점령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마을이 파괴되고 주민 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가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지난 3월 양곤 등 대도시에 이어 두 달 만이다. 민닷 지역의 반군부 항쟁이 그만큼 거셌기 때문이다. 주민 4만여명이 거주하는 민닷은 해발 1500m의 산악지역에 위치해 천혜의 요새로 불려왔다. 군부 쿠데타 이후에는 새로 꾸려진 친주 방위군(CDF)이 지역 경찰서 등을 공격하고, 지난달 말에는 매복작전 등을 통해 20여명의 정부군을 사살하는 등 강력 대응했다.

민닷 지역의 강한 반격에 미얀마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이날 민닷 함락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부 시민은 최근 군대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국민통합정부를 ‘종이 정부’라고 비판했고, 한 누리꾼은 “민닷도 구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을 구할 텐가”라고 소셜미디어에 적었다. 반면, 군부를 비판해야지, 국민통합정부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비판 여론이 적지 않자 국민통합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국민방어군 훈련 등을 통해 조직을 정비하여 군부를 척결하고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군부가 민닷을 함락하기 위해 열흘 정도 공격을 했는데 시민군이 방어를 해서 국민들 사기가 많이 오른 상황이었다”며 “함락된 뒤 시민들 충격이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되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출전한 미얀마 대표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미얀마 대표로 대회에 출전한 투자 윈 르윈(22)은 지난 13일 본선에 앞서 열린 전통의상 경연 도중 관객들에게 ‘미얀마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적힌 수건을 펼쳐 보였다.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응원했다. 이스트양곤대에서 영어를 전공하는 투자는 미얀마에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투자는 “미얀마 국민도 인터넷 덕분에 바깥세상을 알고 있다”며 “지난 5년간 자유를 누리면서 살았는데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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