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 옆에 선 이경훈(오른쪽)과 7월 출산을 앞둔 아내 유주연씨./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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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텍사스주 맥킨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를 단독 선두 샘 번스(미국)에 1타 뒤진 2위로 출발한 이경훈은 버디 8개, 보기 2개로 6타를 줄여 역전에 성공했다. 최종 합계 25언더파 263타를 친 그는 2위 번스(22언더파)를 3타 차로 제치고 자신의 첫 PGA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45만8000달러(약 16억5000만원)다.
이경훈은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던 16번홀(파4·463야드) 파 퍼트를 남겨놓고 악천후로 대회가 중단돼 2시간30분 동안 대기했다. 기다리는 동안 스스로에게 부담 주지 않으려고 일부러 리더보드를 외면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기가 재개되자 긴장감이 몰려왔고, 퍼트를 놓쳐 보기를 기록했다.
그는 “모멘텀을 잃지 않으려고 더 공격적인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17번홀(파3·130야드) 피칭웨지샷을 홀 1.2m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이 샷을 승부를 결정지은 가장 중요한 샷으로 꼽았다. 18번홀(파5)도 버디로 마무리했다. 이경훈은 최경주(51·통산 8승), 양용은(49·2승), 배상문(35·2승), 노승열(30·1승), 김시우(26·3승), 강성훈(34·1승), 임성재(23·1승)에 이어 한국인 PGA 투어 챔피언에 8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17일 미국 텍사스주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4라운드 17번홀(파3)에서 티샷하는 이경훈. 피칭웨지로 친 이 샷을 홀 1.2m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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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이경훈은 2015년 국내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고, 2015·2016년 한국오픈을 2연패했다. 일본 투어에서도 통산 2승(2012·2015)을 거둔 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겨뤄보겠다며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2016년부터 미국 2부 투어에서 뛰다가 3년 만에 2018-2019시즌 PGA 투어에 데뷔했다.
이경훈은 우승을 확정지은 뒤 18번홀 그린 뒤에서 기다리던 아내 유주연씨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2018년부터 투어에 동행해온 유씨는 오는 7월 딸 출산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 기다리던 최경주와 강성훈도 이경훈에게 “정말 잘했다. 우승할 줄 알았다. 자랑스럽다”며 축하 인사를 했다.
이경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승하면 어떻게 할까 상상을 많이 했었는데 막상 너무 신나서 세리머니도, 하이파이브도 다 잊어버렸다”며 “이 모든 일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완벽하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가 임신한 뒤 좋은 일, 감사한 일들이 정말 많이 일어났다”며 “아빠가 된다는 것이 아직도 잘 믿어지지 않지만 진짜 예쁘게 딸을 잘 키우고 싶다”고 했다.
17일 미국 텍사스주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 4라운드 17번홀에서 퍼트하는 이경훈. 말렛형 퍼터를 일자형으로 바꾼 것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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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은 지난 2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에서 준우승해 투어 데뷔 후 자신의 최고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후 퍼트가 흔들려 상위 20위에 한 번도 들지 못했을 만큼 성적이 줄곧 저조했다고 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말렛형 퍼터에서 캘러웨이의 일자형 퍼터(Toulon Design San Diego)로 교체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이 대회는 2회 연속 한국 국적 우승자를 배출했다. 2019년 강성훈이 이 대회에서 우승했고, 2020년 대회는 코로나 사태로 열리지 않았다. 2013년 배상문도 이 대회(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2013년과 2019년에도 텍사스주에서 대회가 열렸지만 코스는 매번 달랐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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