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다음 공을 예측하기 어려운 선수."
찰리 몬토요 토론토 블루제이스 감독이 선발 류현진에 대해 쓰는 표현중 하나다. 다양한 구종이 예측불허로 들어오는 것, 이것이 류현진의 매력중 하나다. 이날 등판은 그 매력이 만발한 경기였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경기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투구 수 94개, 평균자책점 2.95 기록했다.
류현진은 이날도 예측불허의 투구를 했다. 사진(美 애틀란타)=ⓒAFPBBNews = News1 |
'게임데이'에 따르면, 포심 패스트볼 30개, 체인지업 24개, 커터 22개, 커브 18개를 던졌다. 네 가지 구종이 전반적으로 고르게 들어갔다.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애틀란타 타자들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류현진은 체인지업으로 단 한 개의 헛스윙밖에 유도하지 못했다. 2회 마지막 타자 윌리엄 콘트레라스를 삼진으로 잡을 때 마지막 투구였다.
그 콘트레라스는 다음 타석에서 체인지업을 강타해 담장을 넘겼다. 3구 연속 체인지업으로 승부를 했는데 일격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당시 상황이 자신의 판단이었는지, 포수 대니 잰슨의 생각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둘 다 같은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물론 체인지업으로 땅볼이나 뜬공처럼 약한 타구도 유도했었다. 그러나 3회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의 홈런성 타구처럼 잘맞은 타구도 나왔다. 일단 체인지업은 이날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신 다른 공이 있었다. 류현진은 "저번 경기보다 직구도 힘이 있었고, 커브가 좋다고 생각해서 많이 던졌는데 그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최고 구속 91마일 기록한 패스트볼은 힘있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잘 들어갔다. 2회 댄스비 스완슨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잡아낸 패스트볼이 대표적이었다.
커브도 통했다. 류현진의 커브는 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카운트를 잡는 목적의 커브인데 이날은 네 개 구종중 가장 많은 4개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이 커브를 들고 나올 것을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류현진은 '변형된 커터'도 들고 나왔다. 그는 커터를 구사할 때 변화폭은 적은 대신 구속이 빠른 커터를 선호한다. 체인지업, 커브 등 느린 구종의 효과를 극대화화며 패스트볼과 차별을 두기 위한 전략이다.
이날도 물론 80마일 중후반대 커터가 빛을 발했지만, 그 사이사이에 80마일 초반대 커터가 상대 타자들의 허를 찔렀다.
류현진은 "경기하기전부터 생각했던 부분"이라고 답했다. "계획대로 잘 되며 좋은 결과가 이어진 거 같다. 슬라이더라 볼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좋았다"고 자평했다.
감히 2021시즌 최고 등판이라 평해도 될만한 그런 경기였다. 결국은 그가 틈날 때마다 강조하는 '밸런스'가 잘맞은 결과였다. 그는 "최근 몇 경기 안좋았을 때 밸런스가 빠른 것이 있었는데 그걸 투수코치님이 얘기해줬고 나도 느끼고 있었다. 어제 플랫 그라운드에서 던지는 것을 비롯해 이전에 캐치볼 할 때부터 조금 더 중심을 뒤로 가지고 간 것이 며칠 사이 (밸런스가) 좋아졌다"며 준비 과정에서 밸런스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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