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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롯데 ‘원팀’ 만든 ‘포수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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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때 이후 처음” 포수 자청, 승리 지켜…팀에 ‘헌신’ 메시지

[경향신문]

경향신문

프로야구 롯데는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9회초 9-8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9회말 난감한 상황을 맞이했다. 앞서 포수들이 모두 교체돼 공을 받을 포수가 없었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내야수 오윤석에게 포수 마스크를 씌울 예정이었다. 이때 포수 출장을 자청한 이가 있었다. 롯데 중심타자 이대호(39·사진)였다.

이대호는 “윤석이는 포수를 해본 적이 없으니 내가 해보겠다”며 나섰다. 2001년 프로에 데뷔한 이대호가 포수로 출장한 건 처음이다. 만 38세 이상의 선수가 개인 통산 처음으로 포수 마스크를 쓴 것도 이대호가 최초다.

이대호는 기대 이상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박해민(삼성) 타석 때 바운드된 볼을 블로킹해 막았다. 투수 김원중이 연속 안타를 맞자 코칭스태프와 함께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다독이기도 했다. 2사 2·3루에서 강민호(삼성) 타석에선 홈플레이트 뒤쪽으로 빠질 뻔한 타구를 순발력을 발휘해 잡아냈다. 무실점으로 9회를 막고 팀 승리를 지킨 이대호는 마스크를 벗고 마운드에 올라 김원중과 함께 환호했다.

이대호는 “경남고등학교 시절에 포수를 해봤고 투수들 공을 많이 받아봤다”며 “내가 덩치도 크니 투수를 편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원중이가 잘 막아줬다. 공수에서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포수 이대호’는 최하위로 내려앉은 팀 전체에 희생과 헌신이라는 메시지를 줬다. 고참 이대호가 앞장서서 헌신한 덕분에 팀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는 선수단 중심에서 한발짝 물러나 뒤에서 힘이 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내가 야수 중에서는 나이가 제일 많지만 리더 역할은 전준우나 손아섭이 해야 한다. 후배들이 힘들 때 안아줄 수 있는 포근한 아빠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스스로는 물러서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롯데의 중심에는 이대호가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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