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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6년 만에 우승 허인회 "아내가 캐디로 성공한 게 1번으로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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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아내 육은채 씨에게 우승 트로피를 바치는 허인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조직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연합뉴스) 권훈 기자 = "우승할 때까지 캐디를 맡기고 싶었습니다."

9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 퍼트를 넣은 허인회(34)는 캐디를 맡은 아내 육은채(33)씨를 꼭 껴안고 기쁨을 나눴다.

지난 2016년 육씨와 결혼한 허인회는 간간이 육씨에게 백을 맡기다가 2018년부터는 전담 캐디로 삼았다.

2015년 DB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제패 이후 6년 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던 허인회는 아내와 처음 우승을 합작했다.

허인회는 "아내에게 고생을 시켜 미안하고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캐디 아내'에 애정 어린 코멘트를 쏟아냈다.

여자친구나 아내를 캐디로 대동하고 투어를 누비는 몇몇 외국 선수를 보고 부러워서 아내 육씨에게 캐디를 맡겼다는 허인회는 "전문 캐디가 아닌 아내에게 캐디를 시켜서 성적이 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을 지난 3년 동안 들었다"면서 "오기가 나서 우승할 때까지 캐디를 맡아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캐디 아내'는 6년 만에 우승에 톡톡히 한몫했다.

1라운드에서 전반 9개 홀에서 5오버파를 친 허인회는 "아내가 이븐파로 마치면 돈을 주겠다고 '내기'를 제안했다. 내게 자극을 주려고 그랬다더라. 덕분에 첫날을 이븐파로 마쳤다"고 소개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3번 우드로 티샷해야 할 14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를 고집하다 실수한 허인회를 질책하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잡혔다.

허인회는 "아내가 미리 3번 우드를 빼 들고 있었는데 내가 드라이버로 치겠다고 했다"면서 "아내한테 혼났다"고 밝혔다.

허인회는 "이번 우승으로 1번으로 좋았던 건 아내가 캐디로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육씨는 "시드 걱정을 덜어서 좋다"고 화답했다. 메이저급 대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는 5년짜리 시드를 받는다.

6년 만에 우승이지만 허인회는 연신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6타차 선두로 3라운드를 마치고 너무 설레서 한잠도 못 잤다"면서 "최종 라운드 스코어가 너무 나빠서 우승의 감동을 망쳤다"며 웃었다.

그는 이날 버디 2개에 더블보기 2개, 보기 2개를 묶어 4오버파를 쳤고 17번 홀(파3) 보기에 18번 홀(파4)에서는 더블보기를 했다.

"5번 홀에서 버디를 하고선 '승부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오버파 우승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는 허인회는 "중반 이후 타수 차이가 크게 나면서 집중이 안 됐다"고 토로했다.

올해 첫 대회는 발목이 아파 기권했고, 두 번째 대회는 컷 탈락하고 세 번째 대회에서 우승한 허인회는 "7월 지나 가을쯤에 컨디션이 올라오면 우승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예상 밖으로 빨리 우승이 나왔다"면서 "미국 투어 진출을 타진했지만 당분간은 국내 투어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연습과 체력 훈련을 거의 하지 않아 '게으른 천재'로 불리는 허인회는 "감각으로 치는 스타일이라 연습 환경을 가리는 편"이라면서 "아내가 요리 솜씨가 좋아서 아내가 해주는 집밥으로 몸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시원시원한 장타와 거침없는 공격적 플레이를 즐기는 허인회는 "2년 동안 공격 골프를 삼갔더니 더 안 됐다. 앞으로도 공격 골프를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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