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무효화로 경기 출전 등 어려워
"병역 기피 아닌 경기출전용
완료후 입국 병역 이행" 주장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논란의 중심에 선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석현준(29·프랑스 트루아AC)이 지난해 중순부터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석현준은 2019년 ‘국외 불법 체재자’가 된 이후 지난해 6~7월부터 프랑스 시민권을 얻는 데 필요한 요건과 절차를 알아봤다.
축구계에선 이미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졌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프랑스에서는 지난해부터 석현준의 귀화 이야기가 계속 돌았다"고 귀띔했다.
석현준은 현재 소속 구단과 내년 6월까지 계약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외교부에 여권이 무효화되면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것은 물론, 계약기간도 채우기 힘들어졌다. 석현준측은 프랑스 시민권을 얻어 해외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 소속구단과의 계약기간을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이후 우리나라로 돌아와 국적을 회복한 후 병역을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프랑스 시민권도 병역기피 목적이 아니라 구단과의 계약기간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석현준의 주장대로 국적을 회복하려면 법무부 심사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국적법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했던 사람에 대해서는 국적회복을 허가해주지 않고 있다. 국적 소송에 밝은 한 변호사는 "관련 심사나 소송으로 간다면 석현준은 구단과의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서 시민권을 얻은 점을 인정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석현준은 유학, 해외 취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허가를 받고 해외에서 체류했다. 체류 기한인 만 27세가 되기 1년 전인 2017년 ‘영주권을 취득한 부모와 함께 거주 중’이라는 사유를 들어 병무청에 국외이주사유 허가를 신청했지만 불허됐다.
석현준은 이 결정에 불복해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지난해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마저도 졌다.이에 따라 프랑스에 체류 중인 석현준이 귀국하기 전까지는 병역기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석현준은 19살이던 2011년 혈혈단신으로 네덜란드 프로축구 아약스에 가서 입단테스트를 자청하고 통과해 프로에 데뷔해 화제가 됐다. 이후 유럽, 중동에서만 14번의 임대와 이적을 거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국가대표 선수로도 15경기에 나가 5골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리우올림픽 대표로 뽑혀 조별리그에서 3골을 기록하며 대표팀의 8강 진출을 도왔지만 메달을 따지 못해 병역을 면제 받지 못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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