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마스크를 한 김효주가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4라운드를 마친 뒤 패티 타와타나낏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LPGA 트위터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복면골퍼로 변신한 김효주(26)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천재 소녀’의 부활을 알렸다.
김효주는 2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뉴 탄종 코스(파72·674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60만 달러) 4라운드에서 8개의 버디를 폭풍같이 몰아치며 8언더파 64타를 기록,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호주의 해나 그린과 중국의 린시위를 1타 차로 따돌리고 대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서 2승을 거뒀던 김효주가 L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2016년 1월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이후 5년4개월여 만이다.
LPGA 통산 4승째를 올린 김효주는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챙겼다. 시즌 2승과 LPGA 통산 22승, 대회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 박인비는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 273타 공동 4위에 올랐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서 특이한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했다. 코와 입만 가린 게 아니라 얼굴 밑부분과 목까지 덮은 히잡 스타일의 마스크를 썼다. 여기에 트레이드 마크인 선글라스를 낀 김효주는 독특한 스타일로 눈길을 끈 게 아니라 미친 듯한 샷으로 최종 라운드를 지배했다.
선두와 5타 차 공동 8위로 출발한 김효주는 파5 5번홀 버디를 시작으로 한 홀 건너씩 2홀 연속 버디를 4차례 잡아내며 무섭게 타수를 줄여나갔다. 전반에만 4타를 줄여 선두 경쟁에 가세한 김효주는 파4 11번홀에서 그린 밖에서 친 버디 퍼트를 떨궈 선두에 1타 차로 다가섰고 파4 12번홀에선 하이브리드로 친 두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이는 환상적인 샷감으로 마침내 15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김효주는 파4 14번홀에서 약 5m 안팎의 만만치 않은 거리에서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로 올라선 데 이어 파3 15번홀에서도 경사를 타고 홀 2m에 붙는 환상적인 샷으로 버디를 추가해 2타 차까지 달아났다. 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김효주에게 뜻하지 않은 복병이 나타났다.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한 호주의 해나 그린이 14번홀에서 샷이글을 잡아내며 단숨에 김효주와 공동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그린은 파5 16번홀에서는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김효주가 17언더파 1타 차 2위로 경기를 마친 가운데 그린이 17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하면서 다시 우승의 향방은 알 수 없게 됐다.
그린은 파4 18번홀에 그린을 놓친 뒤 버디 퍼트가 길어 3~4m 홀을 지나갔다. 그린이 파 퍼트를 성공시키면 연장, 보기를 하면 김효주의 우승이었다. 클러치 퍼트로 우승을 눈앞에 뒀던 그린의 파 퍼트가 힘없이 홀을 비껴갔다. 김효주가 연장전에 가지도 않고 우승을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김효주는 이날 드라이브 비거리 253야드에 페어웨이는 한 차례, 그린은 단 두 번만 놓쳤다. 퍼트까지 26개로 막는 등 거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나의 탄소발자국은 얼마?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