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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시즌 초반 KBO리그 구단들의 외국인 담당자는 한 선수의 한국행 타진에 깜짝 놀랐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한 투수의 에이전시가 “한국행이 가능하다”면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것이다. 이력서에 준하는 자료 또한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년의 스타, ‘다크 나이트’로 불리며 뉴욕 메츠 팬들의 큰 기대를 받았던 맷 하비(32·볼티모어)가 그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뛸 곳이 마땅치 않았던 하비는 타 리그에서라도 실전 감각을 유지하길 원했고 이 때문에 한때 한국행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물론 현실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하비의 추락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되기도 한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하비는 메츠의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에이스로 각광받았던 선수다. 2013년에는 9승5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하며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팔꿈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직후인 2015년에는 개인 최다인 13승을 따냈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계속된 내리막이었다. 자기 관리를 제대로 못한다는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2019년에는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었으나 3승5패 평균자책점 7.09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는 시즌 중반 가까스로 캔자스시티와 계약했지만 7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1.57의 최악 성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그 하비가 올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하비는 개막 로스터 승선에 성공했고, 갈수록 나아지는 투구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비는 2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팀의 8-4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초반 출발이 썩 좋지 않았으나 4월 21일 마이애미전(5이닝 3실점)에서 첫 승리를 거두더니 4월 27일 뉴욕 양키스(6이닝 1실점)에 이어 3연승 행진이다.
하비가 세 경기에서 내리 승리를 거둔 것은 이번을 포함해 개인 경력에서 네 번째 있는 일이다. 가장 근래는 2018년 6월 22일부터 7일 2일까지의 3연승이었다. 최다 기록은 2015년 5연승이다. 3년 만에 감격을 맛봤다.
구위는 분명 예전만 못하다. 하비의 2015년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6.5마일(155.3㎞)에 이르렀다. 올해는 93.3마일(150.2㎞) 수준이다. 그러나 포심의 제구가 한결 나아지면서 피안타율이 뚝 떨어졌고, 여기에 구사 비율을 높인 싱커가 장타를 억제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패스트볼의 위력이 조금 나아지다보니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살아난다.
리빌딩 중인 볼티모어는 애당초 하비와 계약할 당시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 투수 뎁스 보강 차원이었다. 하지만 하비가 선발 로테이션을 무난하게 소화함에 따라 의외의 효과를 보고 있다. 물론 구위상 하비가 전성기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하지만 새로운 유형의 피칭으로 현역을 이어 갈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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