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회복하고 정치범 즉각 석방해야" 성명
버기너 특사 "미얀마 군부 탄압 계속…시민 저항의지 커서 국가 운영 멈출 수도"
유엔 특별보고관 "흘라잉 장군, 아세안 정상회의 '선전도구로 악용해"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 |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폭력 중단' 합의를 지지하면서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1일 AP통신 및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30일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로부터 화상 브리핑을 들은 후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리는 성명을 통해 아세안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조속히 5개 항목을 실천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 회원국 대표들은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조항에 합의했다.
아세안 의장 성명 형태로 발표된 합의문은 ▲ 미얀마의 즉각적 폭력중단과 모든 당사자의 자제 ▲ 국민을 위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기 위한 건설적 대화 ▲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이 특사로서 대화 중재 ▲ 인도적 지원 제공 ▲ 특사와 대표단의 미얀마 방문 등 5개 사항을 담고 있다.
안보리는 또 현 상황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민주주의 회복과 즉각적인 정치범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성명 발표 외에 보다 강력한 차원의 행동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버기너 특사는 화상 브리핑에서 아세안이 '폭력 중단'에 합의한 후에도 군부가 시민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미얀마는 폭력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버기너 특사는 또 "군부의 유혈진압, 체포와 고문에도 불구하고 민주세력의 저항운동이 계속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 운영이 정지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도시 지역의 시민들, 특히 대학생들이 소수민족 무장단체들로부터 무기 사용 훈련을 받고 있다는 정보가 올라오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또 "군부와 저항세력 양측이 최대한 자제하라는 요구에 대해 시위 참가자들은 '자기 방어'를 누가 비난할 수 있냐고 반문한다"면서 반군부 저항의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버기너 특사는 이와 함께 아세안 합의 당시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얀마 군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과도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와 나눈 대화 내용은 당분간 비밀에 부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버기너 특사는 현재 태국에 머물면서 미얀마 입국을 시도하고 있으나 군부에서 입국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아세안 회의 참석차 인니 공항 도착한 미얀마 최고사령관 |
한편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특별보고관은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아세안 정상회의를 선전 도구로 악용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흘라잉 장군이 자신의 실체가 아닌 합법적인 지도자로 보이려고 시도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소식도 있는데 합법적인 사람들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국민통합정부"라고 그는 덧붙였다.
미얀마 군부에 맞서고 있는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를 포함한 민주진영은 군사정권에 맞서기 위해 소수민족 인사들을 요직에 대거 포진시킨 국민통합정부(NUG)를 지난 16일 구성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 2월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반 쿠데타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최소 759명의 시민이 숨졌고 3천485명이 구금됐다.
아세안이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폭력 중단'에 합의한 후에도 군경의 총격으로 인한 유혈사태는 계속되고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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