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황교안 정계복귀? 좀 천천히… 총선 패배 생각해야”

“나는 황교안과 결이 달라”

국민의힘 나경원(왼쪽) 전 원내대표와 황교안 전 대표./조선일보DB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29일 최근 정치 활동을 재개한 황교안 전 대표에 대해 “좀 천천히, 더 계시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지난해 총선 패배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황 전 대표 정계 복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2019년 12월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던 나 전 의원은 황 대표가 임기 연장을 불허, 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당시 한국당에선 황 대표의 ‘월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이에 대해 “황 전 대표와 저를 엮은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저는 당시 원내대표 임기가 (21대 총선까지) 6개월 당연히 연장되는 줄 알았으나 갑자기 그만두게 됐다”며 “결국 황 전 대표 측에서 ‘황교안식 정치·투쟁’이 저와 맞지 않는다, 제가 걸림돌이라고 보고 원내대표에서 그만두게 한 것 같았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저와 황 전 대표는 결을 달리한다”고도 했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과 소상공인들의 코로나19에 따른 손실보상 소급적용 입법 요구 천막농성장을 찾아 서명하고 있다. 최 의원이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있다./연합뉴스

나 전 의원은 황 전 대표에 대해 “지난해 총선 패배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당시 공천과정의 잘못 등 우리 리더십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어쨌든 지금은 과거보다 미래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해 총선을 지휘했던 황 전 대표가 측근 공천, 차명진 후보 논란 등으로 패배를 자초한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출마에 대해선 “내일 당 원내대표 선거가 끝난 후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다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말씀을 드리지 않는 게 맞다고 본다”며 “정권 교체를 위해 선두에 설 수도 있고, 후방에서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 본관 앞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의 ‘손실보상법 소급 적용 요구’ 천막 농성장을 찾는 등 정치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당시 황 전 대표는 방명록에 적힌 정의당 류호정 의원 이름을 보고 “류호정은 어디 의원이에요?”라고 물어 논란을 일으켰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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