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오른쪽 네 번째)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이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4차 재난지원금 노점상 선별이 아닌 보편적 지원 촉구 노점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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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들의 코로나19(COVID-19) 극복을 위해 책정된 200억원의 예산이 거의 대부분 지급되지 못한 채 쌓여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행하는 만큼 정부 예산을 지자체에 전달하는 절차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5월부터는 지급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자체에선 본격적인 집행에 나서더라도 대다수 노점상들은 이를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 재난지원금을 받으려면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는데, 50만원 때문에 소득 노출과 그에 따른 세금 부담을 감수할 노점상은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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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노점상 중 0.1%만 신청한 재난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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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달 16일까지 전국 지자체에 접수된 노점상의 재난지원금 신청은 38건에 불과했다. 전국 노점상 약 4만곳 가운데 0.1%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아직 신청이 본격화되지 않은만큼 사업의 효과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점상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과 달리 지자체별로 신청을 받는데 아직 중앙정부 예산을 지자체가 쓸 수 있도록 교부되지 않은 곳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5월부터는 노점상 재난지원금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점상 재난지원금 각 지자체별 집행 현황을 3주마다 파악해 공개한다. 다음달 7일까지 집행 현황이 한차례 더 집계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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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들 "조건 없는 보편지급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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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의 노점상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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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음달이 되더라도 노점상 중 재난지원금을 받는 이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노점상 재난지원금 50만원 수급 조건으로 내건 '사업자등록' 또는 '모든 개인정보 공개'가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노점상단체들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방안이 허가를 전제로 한 노점상 편가르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의 사업자등록을 전제로 한 노점상 지원 방안은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노점상 중 기초생활수급 지원을 받는 상인의 경우 사업자등록으로 사업소득이 확인되면 수급이 축소되거나 박탈될 수 있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말했다. 노점상에게 소득 정보가 잡힐 경우 정부의 기초생활수급 지원 사업이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노점상의 개인정보 공개가 각 지자체의 과태료 부과, 고소고발, 노점상 통제 등 단속의 악용 수단으로 쓰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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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노점상 지원 자체가 잘못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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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에서 한 노점상인이 장사 준비를 위해 노점 손수레를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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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예산책정에도 노점상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데 대해 제도 설계부터 잘못됐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노점상이기 때문에 지원한다는 자체가 곤란하다"고 바라봤다.
성태윤 교수는 "소득이 낮은 이들을 지원하는 방식은 가능하겠지만 기존에 세금을 안 내던 분들까지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세금을 낸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이들 모두에게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건 사회적 수용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에 소득신고를 안하고 세금을 안 내던 분들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자료를 안 내고 지원금을 안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노점상 중 진짜로 생계가 어려운 분들도 있는만큼 그런 분들에 대해서만 소득 기준으로 지원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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