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미얀마 쿠데타의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을 규탄하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제공=AP·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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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세안과 미얀마 군부가 폭력 즉각 중단 등 5개 사항에 합의했지만 사태 종식을 위한 이행여부가 불투명하다. 군부는 합의 후에도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이어오고 있는데다 구금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과 변호인단의 직접 접견을 막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국민들은 아무것도 만족하지 못했지만 아세안과 민 아웅 흘라잉만 성과를 거뒀다고 느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7일 미얀마 나우·이라와디 등 현지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얀마 사태와 관련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합의 후에도 군경의 폭력 진압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밤 제2도시 만달레이와 남부 다웨이 지역에선 각각 남성과 여성이 아무 이유 없이 군경의 총격에 의해 숨졌고 곳곳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24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폭력 즉각 중단·당사자간 대화 시작·아세안 특사 파견’ 등 5개 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지 이틀만이다.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수치 국가고문의 화상 심리에서도 군부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수치 고문 측 변호인단은 “수치 국가고문이 구금된지 12주가 지났지만 단 한번도 직접 만나지 못했다”며 그와 직접 대면할 수 없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군부는 반(反) 쿠데타 시위 지도자들이 변호인단을 통해 아웅산 수치 고문과 접촉할 계획이란 정보를 입수했다며 국가안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변호인단이 직접 접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군부가 아웅산 수치 고문을 기소한 6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40년 안팎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쿠데타 주범인 흘라잉 총사령관은 합의 이후 시간을 끄는 모양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전날 밤 군부 방송을 통해 “아세안 정상들이 제안한 특사 및 대표단 입국은 국가가 안정된 이후 허용 여부를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안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언제부터 시행할 것인지 세부 내용은 모두 빠진 모호한 발언이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와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제재할 것인지를 포함하지 않았던 합의문 자체의 빈틈을 노린 ‘시간끌기 작전’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불복종 운동(CDM) 등 반(反) 쿠데타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시민들은 아세안 무용론과 군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반쿠데타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양곤대학교 교수 A씨와 대학생들은 아시아투데이에 “미얀마 시민들은 아무것도 만족하지 못했지만 아세안과 최고 살인자 흘라잉만 성과를 거뒀다고 느끼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A씨는 “지난 24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목표를 이룬 것은 미얀마 군부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수치 고문 및 윈민 대통령 대신 미얀마 대표로 국제사회에 등장하는 것과 아세안으로 하여금 철저히 군부 관점에서 상황을 정리해 설명하는 것이 목표였다. A씨는 “특사나 대표단 방문도 구체적인 방법이나 미이행 시 이뤄질 규제도 적시돼 있지 않다. 아세안이 한 것이라곤 미얀마 군부가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믿게끔 만드는 무대를 마련해준 것 뿐”이라며 “합의된 사항들은 어떠한 구속력도 없다. 이것이 대체 무엇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아세안의 이번 합의가 미얀마 국민을 위한 것이 되려면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고 이를 위한 기한을 정했어야 한다”며 “군부가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추가로 어떤 조처를 할 건지도 말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의 이 몬 국방장관도 “이번 합의는 700명 이상을 죽인 군부를 비판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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