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50살 시민 등 2명 사망·다른 청년 1명 부상
"총 맞아 의식 불명인 상태서도 마구 구타"
인권단체, 아세안 정상회담 실효성에 의문
24일 미얀마 만달레이 찬미야타지 마을에서 군경의 총에 맞아 쓰러진 한 청년. |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이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폭력 중단'에 합의한 24일에도 군경의 총격으로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25일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전날 중부 만달레이 지역의 찬미야타지 마을에서 한 청년이 군경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군경이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상대로 검문에 나서자 한 청년이 군경의 주의를 분산하기 위해 도로에서 타이어에 불을 질렀다.
이에 군경은 사격을 가해 현장에서 청년을 살해한 뒤 곧바로 시신을 차량에 옮겨 싣고 사라졌다.
한 목격자는 "청년이 총에 맞아 쓰러진 뒤 의식이 없는 상태였지만 경찰은 그를 마구 때렸다"면서 "시신을 옮긴 뒤에는 청년이 도로 위에 흘린 피를 씻어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이 24일 마하 아웅미아이에서 총상을 입은 청년을 구급차에 싣고 있다. |
인근 마하 아웅미아이 마을에서도 군경은 총격을 멈추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군경은 반군부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사격을 가해 20살 청년이 등과 가슴에 총상을 입었고 5명이 체포됐다.
구조대원은 "청년은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인근 주민이었다"고 말했다.
또 체포된 시민들은 현장에서 소총 개머리판으로 마구 두들겨 맞았다고 전했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희생자가 나왔다.
AFP통신은 군경이 이곳에서 벌어진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50세 시민을 붙잡은 뒤 사살했다고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도 이날 성명을 내고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날에 적어도 시민 1명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AAPP는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무고한 시민과 평화 시위 참가자들이 살해되고 다쳤다"고 전하면서 "군부가 계속 테러를 자행한다면 아세안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즉각적인 정치범 석방이 합의문에 반영되지 않은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이번 합의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지금까지 748명이 숨지고 3천389명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얀마 사태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24일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10개 회원국 대표들은 즉각적인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미얀마를 대표해서는 쿠데타를 주도한 군부의 리더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참석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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