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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초구는 몸쪽 직구”라는 후배 배짱에 참교육 시전한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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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일 삼성 김윤수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는 추신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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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39·SSG 랜더스)는 메이저리그 시절 세이버메트릭스의 수혜자였다. 메이저리그에서 16년간 뛰며 기록한 통산 타율은 0.275. 그런데 출루율이 0.377에 달했다.

추신수는 2013시즌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며 타율 0.285를 기록했다. 그런 그가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의 천문학적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데는 출루율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추신수의 2013시즌 출루율은 무려 0.423, OPS는 0.885였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도 4.6으로 높았다. 1990년대였다면 추신수의 가치가 그렇게까지 높게 평가받진 못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빌리 빈이 몰고 온 세이버메트릭스 바람은 추신수의 몸값을 훌쩍 높여주었다.

추신수가 KBO리그로 오면서 많은 팬들은 그가 탈(脫) KBO리그 수준의 출루율과 OPS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워낙 선구안이 좋기 때문에 비록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됐지만 큰 문제가 없을 거란 예상이었다. 4할이 훌쩍 넘는 출루율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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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삼성전에서 홈런을 치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추신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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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뚜껑을 열자 추신수는 역시 한국에선 출루형 타자가 아닌 공포의 홈런 타자였다. 물론 아직은 극 초반이라 1~2경기 결과에 따라 스탯이 춤을 추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타석당 홈런 비율이 9.1%로 홈런 1위(8개)를 달리는 NC 알테어(13.6%) 다음이다. 반면 타석당 볼넷 비율은 9.1%로 리그 40위권이다.

물론 메이저리그 시절처럼 타율(0.208)과 출루율(0.309)의 차이는 큰 편이다. OPS도 0.830으로 리그 19위니 나쁘진 않다.

하지만 리드오프로 살아나가는데 중점을 뒀던 빅리그 때와는 달리 KBO리그에선 호쾌한 타격으로 무시무시한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초반엔 메이저리그 출신의 외국인 투수(킹험·멩덴)를 상대로 홈런을 쳤던 추신수는 이제 적응을 마친 듯 국내 투수들에게도 홈런포를 터뜨리고 있다.

추신수는 20일 삼성전에서 6-2로 앞선 4회초 무사 1루에 나와 삼성 두 번째 투수 김대우의 초구 123㎞짜리 낮은 슬라이더를 끌어당겨 우측 펜스를 넘기는 투런 홈런을 쳤다. 놀라운 것은 타구 속도였다. 중계방송사인 SPOTV에 따르면 타구 속도가 시속 174.8km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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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윤수는 배짱 있게 추신수에게 몸쪽 직구를 던졌지만 홈런을 허용했다.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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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는 이에 그치지 않고 8회초 삼성 네 번째 투수 김윤수를 맞아 초구 149㎞짜리 빠른 공을 받아쳐 우월 솔로홈런을 만들었다.

김윤수는 시즌을 앞둔 인터뷰에서 “추신수 선배를 만나면 초구로 몸쪽 직구를 던지겠다”고 공언했는데 정말 말대로 몸쪽에 직구를 던졌고, 추신수를 이를 가볍게 받아쳐 담장을 넘기며 ‘참교육’을 시전했다.

추신수는 시즌 4·5호 홈런을 이날 날리면서 홈런 2위로 올라섰다. 13경기에 5개라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올 시즌 55개 페이스다.

추신수는 “최근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아 미국에서 잘했던 영상을 보면서 연구했다. 타석에서 단순하게 생각하고 들어간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기를 중계한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오늘 추신수의 타격 모습은 미국에서 한창 잘할 때의 모습과 유사했다. 이제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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