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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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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창단 첫 통합우승… 진정한 챔피언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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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꺾고 남자배구 정상

챔프전 최종 5차전 3-1 역전승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마무리

에이스 정지석 챔프전 MVP 영예

두터운 선수층… ‘고공 비행’ 주목

일부 베테랑 선수 세대교체 관건

세계일보

대한항공 선수들이 지난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우리카드를 꺾고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한 뒤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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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2010년대 후반 이후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의 대표적 강호다. 2016~2017시즌 이후 5시즌 동안 정규리그 승률이 무려 67.2%로 7개 구단 중 단연 최고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대한항공은 팬들에게 ‘최강자’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지 못했다.

2010~2011시즌과 2016~2017시즌, 2018~2019시즌까지 세 번이나 정규리그 우승을 거뒀지만 모두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에서 하위팀에게 덜미를 잡힌 영향이 컸다. 2017~2018시즌 현대캐피탈을 잡고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이때는 정규리그 3위로 만든 ‘업셋’이었다. 진정한 최강자로 인정받기 위해서 통합우승이 절실했다. 마침 2020~2021시즌이 기회였다. 정규리그에서 역대급 난전 중 시즌 막바지 선두로 치고 나갔고, 끝내 1위로 마감했다.

그러나 챔프전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정규리그 2위 우리카드에게 3차전까지 1승2패로 밀렸다. 특히 3차전은 무기력하게 무너지기까지 했다. 막다른 골목에서 4차전을 잡고 기사회생하기는 했다. 다만, 이는 상대 주포인 알렉스(30)가 경기 직전 복통 증세로 빠진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진정한 강자의 자리로 올라가려면 5차전을 상대의 악재가 아닌 스스로의 강함으로 이겨 내야만 했다.

대한항공이 이를 해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최종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4-26 28-26 27-25 25-17)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챔피언에 올라 구단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V리그 남자부에서 통합 우승팀이 나오기는 2013~2014시즌 삼성화재 이후 7년 만이다. 이날 27득점의 요스바니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20득점을 올리고 시리즈 전체에서도 팀의 중심을 잡아준 에이스 정지석(26)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1세트를 듀스 끝에 내주며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위기에 몰린 대한항공은 2세트 들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주전에만 의존하는 대신 백업을 상황에 맡게 적극적으로 교체하며 대응력을 높였다. 그러자 넓은 선수층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정규리그 때의 강력함이 살아났다. 결국, 이를 통해 또다시 듀스 접전이 펼쳐진 2, 3세트를 잡아냈다. 이렇게 기세를 완벽히 살려 4세트까지 따내며 마침내 시리즈를 끝냈다.

이날 우승을 통해 최근 5년간은 배구 역사에 ‘대한항공의 시대’로 남게 됐다. 3번의 정규리그 우승, 2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그중 1번은 7년 만의 통합우승이라 후대에 보여줄 업적들은 충분하다.

이제 관심은 대한항공의 시대가 얼마나 더 이어질 것인가로 모인다. 고공비행의 추진력은 충분하다. 리그 최고 선수로 꼽히는 정지석과 올 시즌 확실한 공격 무기로 떠오른 임동혁(22), 챔프전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해낸 리베로 오은렬(24) 등 향후 10년 가까이 팀의 중추로 활약할 만한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덕분이다. 향후 세터 한선수(36)를 포함한 일부 베테랑들의 세대교체가 관건이지만 이것까지 순조롭게 해낸다면 훗날 배구팬들이 최근 5년이 아닌 2020년대 전체를 대한항공의 시대로 기억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인천=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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