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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수출은 살아나는데, 자영업자는 여전히 시름...K자형 회복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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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급증, 제조업·소매판매 코로나 이전 회복
대면 서비스업·자영업은 여전히 감소세
코로나 4차 대유행 조짐... 양극화 지속될 듯
한국일보

1일 서울 명동거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산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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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업종별로 경기 회복 속도가 다른 ‘K자형 경기회복’이 현실화하고 있다.

수출은 반도체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부터 내리 개선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컸던 자영업 경기는 여전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4차 확산 경고등까지 커지면서 경기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4월 1~10일 수출 25% 급증... 제조업·소매판매도 호조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8% 늘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증가폭은 32.6%에 달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으며, 특히 올해 2, 3월에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이 수출 회복세를 견인했다.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사이 24.8%나 급증했다. 승용차(29.8%), 무선통신기기(52.5%), 석유제품(35.2%) 등 다른 핵심 품목도 증가 폭이 컸다. 물론 지난해 4월 수출액이 25.6%나 급감했던 기저효과 영향도 일부 있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제조업도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계절조정지수로 보면 올해 2월 제조업 생산지수(116.2)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2월(111.5)을 이미 뛰어넘었다.

최근에는 `보복소비` 열풍까지 불면서 소매판매도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2월 소매판매지수는 1년 사이 8.4% 늘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승용차 등이 포함된 내구재의 경우 올해 1, 2월 증가율이 각각 26.3%, 19.9%에 달했다.
한국일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쇼핑물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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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제에 희망의 싹"이라지만... 음식점업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세


정부는 이 같은 지표를 바탕으로 경제회복을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페이스북에 "우리 경제에 희망의 싹이 트고 있다"면서 "대부분 지표가 우상향의 방향을 가리키며 회복, 희망의 깜빡이가 켜져 있는 모습"이라고 썼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3.6%로 올려잡았다.

하지만 바닥 경기 등 일부 경제영역은 여전히 회복이 요원하다. 심각한 쪽은 역시 대면 서비스업종이다. 올해 2월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는 11.4% 급감했으며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감소 폭은 22%에 달했다.

회복 속도가 가장 늦은 고용에서도 영역별 격차가 드러난다. 상용근로자 수는 올해 1월 3만6,000명 늘어난 뒤 2월 8만2,000명으로 증가 폭을 키웠다.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월 15만8,000명, 2월 15만6,000명 감소했다. 연말·연초 시행됐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됐지만 자영업자들에게는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대면서비스업, 자영업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코로나19가 4차 대유행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날부터 수도권과 부산 지역 유흥시설 영업이 금지됐으며 상황에 따라 식당, 카페 등에 대한 운영시간 제한이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체적인 `거리두기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하루 500~7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거리두기를 획기적으로 완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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