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3기 포스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3.12./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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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의 통제 하에 있는 미얀마경제홀딩스(MEHL)와의 합작법인을 끝낼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포스코강판(C&C)이 합작법인 지분 70%를 매각하거나, MEHL 보유 지분인 30%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MEHL의 지분 30%의 가격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통신에 "우리는 지금처럼 (강판) 사업을 운영하길 원하지 않는다. 미얀마에서 (강판) 사업 구조를 다시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잠재적으로 우리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MEHL이 가진 지분을 매입하는 두 가지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군부의 인권 탄압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포스코는 MEHL과의 합작법인 철수가 미얀마에서 진행 중인 다른 사업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다. 일례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석유가스공사(MOGE) 등과 손잡고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1%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석유천연가스공사(ONGC) 17%, MOGE 15%, 인도가스공사(GAIL)와 한국가스공사(KOGAS)는 8.5%씩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 영업이익의 3분의 2인 3000억원이 바로 이 사업으로부터 나왔을 정도로 수익성이 좋다.
한 관계자는 통신에 "강판 사업은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미얀마에서 포스코가 운영 중인 다른 합작법인보다 구조가 훨씬 단순하다"며 "우리가 (MEHL와의 관계를 끊고) 나간다면 좋은 의미로 작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네덜란드공적연금(APG)을 비롯한 여러 투자단체가 포스코에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압박에 나섰다. 자사가 포스코에 보유한 지분이 책임 투자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앞서 2017년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탄압 이후 외국 기업의 미얀마 철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 올해 2월 군부 쿠데타로 이같은 움직임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이미 상당수 기업이 미얀마 내 사업을 중단했다. 태국 최대 부동산개발기업인 아마타 코퍼레이션이 10억달러 규모 산업단지 현대화 사업을 국제 사회의 제재 우려로 중단했다. 일본 식품회사인 기린도 MEHL과 맥주 사업 제휴를 종료했다. 미얀마에서 담배 사업을 하는 싱가포르 펀드 RMH도 군부와의 파트너십을 끝내기로 했다.
이지윤 기자 leejiyoon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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