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의장국인 브루나이가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아세안 정상회담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루나이는 이날 말레이시아와 공동 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세안 사무국에서 열릴 정상회담을 위해 장관과 고위 관라들에게 필요한 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성명을 내기 앞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브루나이를 방문한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미얀마의 사망자가 늘어나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모든 당사자가 더 이상의 폭력을 자제하고 최대한의 자제력과 유연성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만, 정상회담 개최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감금하고, 쿠데타 반대 시위에 나선 시민을 향해 실탄을 발포해 최소 564명을 살해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47명이 포함됐다.
아세안은 미얀마가 가입한 유일한 역내 지역 공동체이지만, 쿠데타 발생 이후 이제까지 ‘내정 불간섭’ 원칙 등을 앞세우며 이렇다할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요청으로 지난달 2일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인명피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군사독재로부터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강한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미얀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아세안 내에서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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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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