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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붙잡힌 미얀마 시민-경찰 맞교환…쿠데타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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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9명, 경찰 7명 서로 교환

부활절 맞아 계란 만들며 저항의지


한겨레

4일(현지시각) 미얀마 양곤에서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중국의 유엔 개입 방해를 비판하는 가면을 쓰고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양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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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경과 시위대가 서로 붙잡고 있던 경찰과 시민을 맞교환했다. 지난 2월 쿠데타 발발 이후 처음이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미얀마 중부 사가잉에서 지난 2일 경찰이 구금한 시위대 9명과 시위대가 붙잡은 경찰 7명을 서로 교환했다고 4일 보도했다. 석방된 시민 수감자는 2월7일 이 지역에서 구금된 민간인 40명 중 9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위대 관계자는 “9명 모두 통금 위반으로 체포됐다. 시위에는 참여하지 않은 이들”이라고 말했다. 시민과 맞교환된 경찰 중 4명은 지난달 31일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에 붙잡혔고, 다른 3명도 이후 시위대에 붙잡혔다. 시위대 관계자는 “우리는 그들을 잘 대해줬다. 때리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 쪽에서 먼저 맞교환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사가잉과 양곤, 카렌주 등에서는 휴일인 3~4일에도 쿠데타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기독교 축일인 부활절(4일)을 맞아 ‘부활절 계란’을 만들며 저항 의지를 다졌다. 미얀마는 불교 신자가 90%가 넘는 불교 국가지만, 이번 부활절은 의미가 남달랐다. 소셜미디어에 오른 사진 등을 보면, 시민들은 계란에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그리고, ‘미얀마를 구해달라’ ‘우리는 승리한다’ 등 구호를 그려 넣었다. 이날도 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를 보면, 4일까지 총사망자는 564명에 이르렀다.

한편,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이 미얀마에서 가스 생산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날 파트리크 푸얀 토탈 최고경영자가 프랑스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어떤 기업이 수백만명에게 전기 공급을 끊는 결정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고 전했다.

토탈은 미국 셰브론, 미얀마 국영 석유·가스 회사인 엠오지이(MOGE)와 합작해 미얀마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 가스가 미얀마와 타이 북부의 전력 공급에 이용되는 만큼 사업을 계속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이다. 미얀마 관련 활동가들은 토탈이 사업을 계속하면 미얀마 정부에 세금을 납부하게 되고, 결국 쿠데타를 일으키고 시민들을 유혈 진압한 군부에 “돈을 대는 결탁 행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미얀마 연방의회대표자위원회(CRPH)는 토탈을 비롯해 한국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타이 피티티이피(PTTEP) 등에 미얀마 가스전 사업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한겨레

3일 미얀마 만달레이 시민들이 만든 부활절 계란. 세 손가락 경례와 미얀마를 구해달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만달레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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