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취재 현장에 있던 7명 연행…가족들 “시장 가다 답했는데 잡혀가”
외교부, 미얀마 전역 ‘철수권고’ 격상
3일 미얀마 양곤의 반쿠데타 집회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공기소총을 들고 군부에 맞서고 있다. 군부는 연일 폭력적인 진압과 인터넷 차단, 집회 참가자 체포로 시민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반군부 시위는 미얀마 전역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양곤=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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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이번엔 외신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들을 구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미국 CNN방송 취재팀과 인터뷰한 시민 가운데 최소 6명이 군 시설에 구금되어 있으며 연락 두절 상태라고 가족과 친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와 취재진은 2일 양곤 북부의 밍갈라돈 시장과 텐마일 시장을 방문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취재진이 현장을 떠난 직후 사복 차림의 무장한 남성들이 밍갈라돈에서 5명, 텐마일에서 2명을 연행해갔다.
미얀마나우가 사진 기록과 증언을 분석한 결과, 군부에 끌려간 이들 중 3명이 CNN과 인터뷰했고 2명은 취재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다른 사람들은 인터뷰한 사람과 함께 있었다. 연행된 사람 중 한 명인 인 테 틴(23)의 자매는 “그녀는 단지 간식을 사러 시장에 갔다가 CNN 기자의 질문에 답변했는데 붙잡혀갔다”며 “인 테 틴이 구금된 심문센터를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CNN 취재팀은 지난달 31일 미얀마에 입국했다. 모든 취재 현장에는 군부가 동행했으며 취재팀이 도착한 뒤 시위대를 향한 군부의 살상 행위가 현저히 줄었다고 미얀마나우는 보도했다. 취재팀 입국 하루 전날 소셜미디어에는 ‘집회 참가자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경찰이 내린 지령문이 떠돌기도 했다.
외교부는 3일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 권고)로 격상하고 “미얀마 지역을 여행할 예정인 국민은 여행을 취소·연기하고 미얀마에 체류 중인 국민은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철수해 달라”고 밝혔다. 기존 미얀마에 대한 여행경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해 3월부터 전 국가·지역에 발령된 ‘특별여행주의보(여행 취소 및 연기 권고)’ 상태였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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