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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CNN 취재팀 떠나자…미얀마 군부, 인터뷰한 시민들 잡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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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취재팀이 떠난 직후 무장한 사복 군부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가는 미얀마 시민들. 사진=미얀마 나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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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미얀마 군부가 미국 CNN 방송 취재팀과 인터뷰를 한 시민들을 구금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 시각)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CNN 취재팀과 인터뷰한 이들 중 최소 6명이 군 시설에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NN 특파원 클라리사 워드 일행은 전날(2일) 양곤 밍갈라돈 시장과 텐 마일 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인터뷰했다. 이들이 현장을 떠난 직후 무장한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각각 5명과 2명을 어디론가 데려갔다고 전했다.


이 중 최소 3명은 CNN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2명은 취재팀 사진을 찍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다른 이들은 인터뷰한 시민들과 같이 있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가족과 친지들에 따르면 이들 중 최소한 한 명은 석방됐지만, 최소 6명은 북동부 쉐피따의 군 심문센터에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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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 시장에서 저항의 상징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CNN 취재팀과 인터뷰 중인 여성. 사진=미얀마 나우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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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 여성이 CNN 취재팀과 인터뷰하면서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 나온 것을 차용한 것으로, 태국의 반정부 시위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사용됐다. 현재 미얀마에서도 쿠데타 이후 국민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군부의 이번 행동을 비판하며 "CNN도 인터뷰한 시민들이 즉각적으로, 그리고 무조건 석방되도록 요구할 책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NN 대변인은 이번 일을 인지하고 있으며 "구금당한 이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군부 당국을 압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앞서 CNN 취재팀은 지난달 31일 미얀마에 입국했다. 미얀마 군부가 고용한 이스라엘계 캐나다인 로비스트 아리 벤메나시는 "내가 CNN 취재팀의 방문을 주선했고, 그들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CNN 취재팀을 태운 흰색 차량을 3대 이상의 군경 차량이 호위한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를 본 시민들은 "군부는 자신들이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의 진실을 감추고 포장하기 위해 CNN 취재팀을 속이려 한다"라며 취재팀의 이동 경로에서 경적을 울리고 냄비를 두드리며 반발했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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