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 다름슈타트 구단 통해 "모든 것이 해결돼 기뻐"
백승호 축구선수 |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과거 합의 내용을 둘러싸고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과 갈등을 빚은 백승호가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수원 구단은 31일 입장문을 내고 "수원이 한국축구 인재 육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유소년 시절부터 지원했음에도, 합의를 위반하고 전북과 계약을 강행한 백승호 선수 측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2010년 수원 유스팀 매탄중 재학 중 구단의 지원 속에 FC 바르셀로나(스페인) 유스팀에서 유학한 백승호는 K리그 복귀 시 수원에 입단하기로 약속하는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전북과 계약을 추진했다.
합의서 내용을 알게 된 전북은 영입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수원과 백승호 측이 얽힌 문제를 풀지 못한 가운데 K리그 이적시장 마감일(31일)을 하루 앞두고 백승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수원은 "유소년 축구는 성인 축구의 근간이다. (유소년 축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향후 선수가 더 발전한 모습으로 구단에 합류할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며 "그러나 선수가 신뢰를 저버리고 구단과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구단으로서도 유소년 축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지원하는 토대를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면 회동과 여러 차례 내용증명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백승호 측은 수원에 지원금 3억원을 반환하고 타 구단 이적으로 이적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수원은 백승호에게 지원한 3억원, 법정이자 1억2천만원, 손해배상액 10억원을 포함한 14억2천만원의 보상을 요구했다.
결국 이마저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백승호는 전북으로 이적했다.
수원은 "합의에 따르면 백승호는 국내 타 구단에 입단할 경우 유학지원금을 반환하고 구단의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구단은 합의 위반에 따른 책임 범위에 참작할 수 있도록 백승호 측에 유학지원금, 선수의 가치 등 여러 고려사항을 설명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 가치에 대한 해석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원만한 합의에 이르기 위해 절충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했으나 선수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원은 현재 백승호 측이 합의를 위반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수원 측은 "본 건은 단순히 계약불이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지는 유소년 육성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안이다.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 원만한 해결을 노력하겠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신의와 성실이라는 가치가 K리그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백승호 이적 소식 전한 다름슈타트 구단 |
한편 백승호는 원소속팀인 독일 프로축구 2부 분데스리가 다름슈타트를 통해 새 소속팀을 찾은 소감을 전했다.
백승호 측은 그동안 수원이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타 구단 입단을 타진했다.
백승호는 "독일 2부리그에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를 전한다"며 "지난 몇 주 동안 상황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모든 일이 해결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다름슈타트 구단도 "이적 협상을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 전북의 협상 조건이 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이적에 동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승호의 말처럼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번 시즌을 뛸 수 있는 소속팀을 찾았지만, 수원과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입을 결정한 전북은 "추후 백승호 측과 수원 간 이해당사자가 풀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지만, 비판을 피할 수는 없게 됐다.
전북은 "장래가 있는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선수 생명이 중단된다면 K리그에 좋지 않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수원이 최근 백승호 측에 보낸 문서로 '영입이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는 수원 측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이후 선수영입을 재추진하게 됐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백승호 영입을 통해 중원의 안정화를 꾀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미 이승기와 김보경, 최영준 등 쟁쟁한 미드필더진을 갖춘 가운데 '동업자 정신'을 저버리는 선택을 했다는 시선은 뒤를 따른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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