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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美, 미얀마 유혈진압에 교역중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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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양곤 로이터=연합뉴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28일(현지시간) 군부 쿠데타 규탄 시위대가 군경의 유혈 진압에 새총으로 맞서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전날 하루에만 114명이 숨져 지난달 1일 발발한 쿠데타 이후 누적 사망자 수는 4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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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 대한 군부의 무자비한 유혈 진압으로 500명 넘게 사망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상반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의 캐서린 타이 대표는 29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미얀마와의 교역을 즉각 중단한다고 밝혔다. 타이는 “미얀마 군·경이 평화로운 시위대와 학생, 노동자 및 의료진, 어린이를 살해한 것은 국제 사회의 양심에 충격을 줬다”면서 “미국이 2013년 미얀마와 체결한 무역투자협정(TIFA)에 따른 모든 관여를 즉각 중단한다”고 밝혔다.

‘TIFA’는 2013년 오바마 정부가 미얀마의 민주주의 체제로의 이행 약속에 대한 대가로 경제 개혁과 국제 무역 시스템으로의 복귀를 지원하며 만든 것인데, 이를 8년 만에 중단한 것이다. 타이는 “이 조치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복귀할 때까지 유효하다”고 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의 정통성을 앞으로도 계속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USTR은 또 미얀마에 대한 미국의 일반특혜관세제도(GSP·개도국이 수출하는 특정 상품에 대해 무관세 등 특혜를 부여하는 제도) 프로그램 재승인 여부도 의회와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미얀마 어린이들까지 살상된 데 대해 “이는 군사 정부가 저지르고 있는 폭력의 끔찍한 본질을 보여준다”면서 “평화 시위대에 대한 치명적 폭력과 인권 탄압에 대해 군부 정권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처가 미얀마에 실질적 타격을 줄지는 미지수라고 AP통신이 전했다. 현재 미국은 미얀마의 84번째 교역국이기 때문이다.

반면 그동안 미얀마 쿠데타를 묵인해온 중국 정부는 ‘내정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고, 폭력과 유혈 충돌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미 수차례 밝혔듯 미얀마 각 측이 냉정과 억제를 유지하고 건설적인 태도와 행동으로 국면을 완화해야 한다”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또 “폭력과 유혈 충돌은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고 미얀마 국민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얀마 군경의 시민 학살은 보도하지 않은 채, 지난 27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미얀마 ‘국군의 날’ 열병식 내용과 “총선을 다시 치르겠다”는 미얀마 군부의 발표만 소개했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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