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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첫 통합우승, 정지석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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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확정, 4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

정, 공수 맹활약하며 해결사 역할

감독에 공격 기회 더 달라 요구도

정규시즌보다 챔프전 MVP 욕심

중앙일보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레프트 정지석. 그는 대한항공의 첫 통합 우승을 꿈꾼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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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도 좋지만, 챔피언결정전 MVP가 더 간절하다. 프로배구 대한항공을 정규시즌 1위로 이끈 정지석(26)이 팀의 첫 통합우승을 꿈꾼다.

대한항공은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로 꺾었다. 승점 73(25승 10패)의 대한항공은 2위 우리카드(22승 13패·승점 64)를 제치고 정규시즌 1위를 확정했다. 대한항공은 상금(1억2000만원)과 챔프전(5전 3승제) 직행 티켓을 획득했다. 대한항공은 2016~17시즌부터 3년 연속 챔프전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되면서 2위로 마쳤지만,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다. 사실상 4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이다.

정규시즌 내내 대한항공을 이끈 주인공은 레프트 정지석이다. 송림고를 졸업하고 2013~14시즌 입단한 그는 매년 꾸준했지만, 특히 올해 물오른 기량을 뽐냈다. 공격 성공률 1위, 득점 6위, 디그 6위, 리시브 10위, 블로킹 10위 등 공·수에서 모두 빛났다.

각 팀에서 외국인 선수 비중이 큰 백어택과 오픈공격에서는 성공률 각각 1, 2위다. 안드레스 비예나(스페인)가 부상으로 팀을 떠난 뒤,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합류할 때까지, 정지석이 팀을 이끌었다. 로베르토 산틸리(이탈리아) 대한항공 감독과 집중적으로 훈련한 서브도 매서워졌다. 서브 득점이 2위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17일 개막전에서는 우리카드를 상대로 단일 경기 최다 블로킹 타이기록(11개)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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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1위 확정 후, 모자를 던지며 자축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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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석은 정작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29일 경기에서는 마음 편히 웃지 못했다. 7득점(공격 성공률 26.09%)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래도 승부를 마무리 짓는 서브 득점을 터트려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정지석은 “컨디션은 좋았다. 다만 5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좋지 않았던 게 신경 쓰여 생각이 많았다. 팀이 이겨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지석은 2018~19시즌 정규리그 MVP를 한 차례 받았다. 이번 시즌도 MVP 후보로 손색이 없다. 실제로 정지석은 욕심이 많다. 시즌 도중 산틸리 감독에게 “공격을 더 많이 하고 싶다”고 말했고,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각 3개 이상)을 노리는데 뭔가 모자라면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그런 정지석이 이번에는 다르다. 그는 “기록에 대한 집착이 있는 편인데, 이번엔 욕심을 안 낸다. 상을 받고 민망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그렇다. MVP 후보로 거론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주장 한선수는 “(정)지석이가 MVP 후보냐”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정지석이 탐내는 상은 있다. 바로 챔프전 MVP다. 대한항공은 두 차례 정규시즌 정상을 밟았지만, 통합우승은 한 차례도 못 했다. 이번이 절호의 기회다. 그는 “단기전에는 이른바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하지 않나. 내가 그 미친 선수가 되어서 챔프전 우승을 이끌고 MVP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지석은 “운 좋게 신인 때부터 팀 성적이 좋아 큰 경기를 많이 했다. 그 덕분에 긴장도 하지 않는 편이다. 정규시즌까지 해온 건 다 잊고, 즐기는 마음으로 챔프전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한항공과 플레이오프 승자가 맞붙는 챔프전 1차전은 다음 달 1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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