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대세는 국내여행

제주올레 완주자가 추천하는 봄날 걷기 좋은 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제주올레 길 13코스 유채꽃밭을 걷고 있는 올레꾼들 /사진=제주올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코끝을 감도는 노란 유채꽃이 검은 돌담 길을 채우며 선명한 제주의 봄을 알리고, 거리마다 벚꽃이 만개하며, 걸음마다 들꽃이 수를 놓는 걷기 좋은 계절이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걷기 여행길은 대표적인 비대면 안심 여행지이자 코로나 시대 선호하는 최고의 야외관광지(50.4%)로 꼽혔다. 공원(42.5%), 산(34.5%), 바다(33.8%), 캠핑장(20.3%)보다 걷기 여행을 우선하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020년 걷기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았던 제주올레 길 가운데 봄날 걷기 좋은 코스는 어디일까. 제주올레 425km, 26개 코스를 최근에 모두 걸은 제주올레 완주자들이 추천하는 최고의 올레길은 7코스(35.8.%), 10코스(32.3.%), 18-1코스(24.6%) 순이다.

화순해수욕장에서 출발해 모슬포 하모체육공원에서 끝나는 10코스는 제주 4.3과 일제 시대 역사를 만날 수 있어 언제 걸어도 아름답고 뜻 깊은 길이지만 봄날에는 눈물 나게 아름다워지는 길이다. 웅장한 산방산을 배경으로 하는 유채꽃 밭과 알뜨르 비행장을 가득 채운 제주의 초록 채소들이 검은 밭담과 어우러져 일궈내는 풍광은 봄날에 더욱 반짝인다.

제주올레여행자센터에서 출발해 월평마을에서 끝나는 제주올레 7코스는 외돌개, 삼매봉, 법환포구, 강정마을로 이어지며 서귀포 해안의 절경을 모두 담은 길이다. 봄에는 갯무우꽃과 유채꽃이 지천으로 피어 여행자를 반기고, 마을을 지날 때마다 만나는 철쭉과 동백꽃은 엇갈리는 계절을 한 자리에서 맞아준다.

‘죽기 전에 꼭 걸어봐야 할 제주올레 길’로 꼽히는 18-1코스는 추자도를 구석구석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제주 섬과 육지 문화를 반반씩 품은 이 코스는 바다 위 윤슬과 경쟁하듯 장대하게 펼쳐진 유채꽃밭이 봄날 최고의 비경을 만들어낸다.

완주자들이 추천한 최고의 코스가 아니어도 봄날 올레길은 마을 어귀부터 숲길을 지나 해안까지 온통 꽃들의 잔치가 펼쳐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코스 도두봉 산책로를 따라 화사하게 핀 벚꽃부터 11코스와 14-1코스의 곶자왈에 짙게 드리운 백서향의 향기, 1코스 알오름을 필두로 오름마다 만개한 들꽃들이 걸음마다 응원한다. 제주의 봄 식탁을 풍성하게 하는 냉이와 달래, 고사리는 걷는 여행자들에게 손맛까지 보게 하는 길 위의 선물이다.

손맛은 바다 코스에서도 가능하다. 빌레가 발달한 해안 코스라면 어디서든 보말 정도는 흔히 잡을 수 있다. 음력으로 삼월 보름 물때에는 소라며 보말 같은 해산물에 살이 올라 통통하다. 해녀들의 생계수단인 소라나 문어에 대한 욕심은 버리고, 보말이나 괭이를 딱 먹을 만큼만 잡아 한 끼 식탁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은 “최근 불법 해루질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길을 걸으며 손맛을 보는 것도 좋지만, 제주의 들과 바다에서 나는 것은 이 땅과 바다를 지키고 살아가는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경험삼아 딱 한번 먹을 만큼만 채취하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직접 손맛을 보지 않아도 제철 식재료로 만든 제주 음식을 맛보는 식도락 여행도 걷기 여행의 필수 코스다. 봄날 살이 오른 보말을 이용해 죽이나 칼국수를 만들어 파는 식당이 많다. 보말의 아르기닌과 트리토판 성분은 자율계를 안정시켜 우울감을 방지시켜주고, 춘곤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산란기인 봄철에 가장 맛이 좋다는 옥돔도 지금이 딱이다. 단맛이 많은 옥돔을 구이나 조림으로 즐겨도 좋지만, 당일바리 옥돔을 이용한 옥돔무국이나 옥돔미역국도 도전해볼 만하다. 제주올레 4코스와 5코스는 옥돔으로 유명한 남원을 지난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자리돔을 꼭 맛봐야 한다. 제주올레 6코스가 지나는 보목포구와 제주올레 11코스가 시작되는 모슬포는 각각 자리물회와 자리돔 구이로 유명한 지역이다.

제주 해안길을 따라 이어진 425km, 26개코스는 저마다의 매력으로 특별함이 있지만 봄에만 느낄 수 있는 멋과 맛은 지금 뿐이다. 코로나로 쌓인 우울증은 날리고 건강은 챙기는 걷기 여행을 떠나보자. 봄을 맞아 여행을 떠나고 싶은 올레꾼들을 위해 준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사)제주올레는 사회적기업(유)퐁낭과 함께 제주 본섬에 있는 제주올레 길 23개 코스를 날마다 한 코스씩 걸으며, 제주의 문화를 보고, 역사를 듣고, 사람을 만나 진짜 제주를 즐기는 ‘제주올레 한 달 걷기’ 여행 프로그램을 4월 19일~5월 12일까지 운영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